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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가 엄청 멋졌었다고?
키스 네글리 지음, 김세실 옮김 / 후즈갓마이테일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엄마의 이야기는 많지만 아빠의 이야기는 비교적 적다.
아빠가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이전 세대에 비해 확연히 늘어났으니, 아마도 이 시대의 많은 아빠들이 이런 이야기를 기다려오지 않았을지.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삶은 많이 변한다. 아니, 완전히 변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엄마 아빠의 과거란 상상 밖의 이야기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늘 그 자리에, 늘 같은 모습으로 있어 왔을 거라고 여기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그 믿음이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서툰 것 투성이인 부모노릇에 어느정도 면이 선다.
<우리 아빠가 엄청 멋졌었다고?>는 아빠의 과거를 눈치채버린 아이의 이야기다.
아이는 지금과는 달랐을 아빠의 모습에 살짝 충격을 받았다가, 왜 변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가, 아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에 문득, 자기 자신이 아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된다.
아직 언어로는 다 표현하지 못해도, 그림 속 아이의 표정을 통해 드러나는 마음들이 예쁘다.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은 글밥 없이 그림으로만 표현된, 공원에서의 아빠와 아이와의 시간이다.
우리집 남매는 숨은그림찾기 하듯 그림 속 아빠와 아이를 찾아 손가락으로 짚기도 하고, 행동을 따라하기도 하고, 나중에는 아빠에게 똑같이 해달라며 들들 볶기도 했다 ㅎㅎ
즐거운 시간 속에서 아이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진 페이지에 다다랐을 때, 나는 찡-한 감동을 느꼈다.
엄마로서, 아빠로서의 삶에 의미와 감사를 더해 주는 그림책이자,
아이에게는 자존감을 높여주는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