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 채광석 서간집
채광석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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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사 책방 저자들은 모두 다 처음 만나 뵙게 된 분들이다. 나의 얕은 독서를 느낄 수 있었다.

채광석 작가는 우리나라 현대문학에서 레전드로 손 꼽히는 분이라고 한다. 이번 책을 통해서 채광석 작가의 작품을 만나뵙게 되었다.

편지를 쓰는 목적 중의 하나는 훗날, 지나간 생활의 의미와 그 삶의 과정을 밝혀두려는 것입니다.

.....

하나하나의 일상사들, 그것이 부족하고 못난 것이라도 그런대로 갈고 닦아가는 평범한 철학이야말로

빛을 향해 나아가는 가장 격렬한 삶일 것입니다.

이 책은 연애편지를 모아 책으로 발행한 서간집이다. 채광석 작가는 민주화 운동을 하다 대학교 4학년 때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편지의 대상은 사랑하는 여인이다.

내 삶의 시초는 무척 좁고 협소하며 고독에 찬 대지 위에 있는 것이며

나는 어떤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쉽게 좌절하거나 쉽게 쓰러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책을 읽을수록 '외유내강의 표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위의 말처럼 저자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신중하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히 이행해갈 뿐 외적인 것에 동요되지 않는 분과 같았다.

또한, 독재 속에서도 살아가려 노력한 청춘의 강인함을 볼 수 있었다.

우스게소리로 옥중이 최적의 독서 장소라고 하지 않는가. 저자는 수감생활 하는 동안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끊임없는 정진의 자세를 가지기도 했다.

문학, 신학, 사회학은 물론 원서도 읽을 정도였으며, 감명깊은 책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추천할 정도였다.

또한, 유리창의 방패막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 꾼이 될까 염려스러워 일상얘기를 듣기를 원하였다.

대학교 4학년 2년의 수감생활. 독자인 나에게는 체감으로 다가오지 못하지만 어린 나이에 깜깜한 쇠창살 사이에 갇혀 외부와의 단절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감히 생각으로 위로를 해본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도 자신의 괴로운 심정을 털어놓지만 다시, 따뜻한 말과 일상 얘기로 평범하게 삶을 살아가려 노력한다.

작가의 솔직한 내면을 볼 수 있음에,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운 평범함을 살아가려는 모습이 작가를 더욱 더 빛나게 해주었다.



대학교 4학년의 글솜씨와 감정, 지조, 자중함 등 모든 것이 나에게 경종을 울렸다.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사랑표현과 안심시켜주기 위한 다정한 말, 유머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며 부러울 정도였다.

어린 나이였지만 자신의 확고한 의지와 신념을 가지고 고난이 닥쳐와도 묵묵히 견디며 자기수양의 시간으로 전환하는 자세에 존경심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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