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 최성애.조벽 교수가 전하는 애착 심리학
최성애.조벽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평점 :

20개월 남짓한 아이를 키우며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는 합니다.
이 아이에게 어떤 것을 가르쳐야할지,
또 어떻게 가르쳐야하는지,
내가 가르치는 것들이 당장에 쓰임이 있을지라도
미래에는 쓸모 없는 것들일 수 있고
또는 내가 알려주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이
이 아이에게는 생각보다 와닿지 않을 수도 있고요.
세상에 변하지 않는 온전한 무언가를 찾는 건 참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것 아이들의 정서가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흙수저, 금수저, 다이아몬드 수저등 태어났을 때 가진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자신의 등급을 스스로 나누곤 합니다. 모든 부모가 자신의 자녀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길 바라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을테고요. 그렇다면 우리들은,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이들에게 경제적 금수저는 아니지만,
그래도 시간이 흘러도 마음 속에 계속 따뜻하고 평온할 정서를 갖게 해주는 건 어떨까요.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책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를 읽어보았습니다.
조벽, 최성애 교수의 책은 자녀 교육뿐 아니라 부부교육에도 많은 도움을 주곤 했습니다.
제가 결혼생활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임신을 했는데,
그때 주변 분들께서 최성애 박사의 <행복 수업> 책을 많이 추천해주고 저도 읽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또 조벽 교수의 <감정 코칭> 책도 워낙 유명하고요.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정말 독자들이 궁금해했던 부분을 이 시대의 지성인답게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문장과 핵심을 찌르는 공감되는 구절들이 많이 기억에 남았는데, 이번에도 역시나였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단어는 '애착'입니다.
애착이 잘 되어야 잠도 잘자고,
애착이 잘 되어야 엄마 아빠가 잠시 안보여도 울지 않고 믿으며 스스로 놀이를 하고,
애착이 잘되어야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막연히 애착이 꼭 육아에서 중요한 것인건 알고 있었지만
또 어느 정도로 중요한 것인지 이것이 훗날 우리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히, 슬프게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애착이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깊고 지속적인 유대감이라는 것인데
이 애착이 손상될 경우 사람에 대한 믿음이 낮아지고 결국 사람에게 버림받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머릿속에 불신, 불안, 두려움으로 이루어진 내적 스키마가 자리잡게 되면 나중에 자라서 친밀한 관계에서 일상적인 거절이나 거부를 당해도 자기 자신 존재 자체에 대한 거부나 무시로 여겨질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들로 가득차게 되어 '정서적 흙수저'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하루 걸러 나오는 뉴스의 사회면만 보아도 사람들은 쉽게 흥분하고, 쉽게 폭력적으로 변하며
사소한 일에도 감정을 표출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어야만 내 아픔이 나아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렸을 때 처음 만나는 사람들(부모나 주양육자)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유아기부터 나의 울음이나 나의 욕구 표현에 공감을 받으며,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며 자라난 아이와
자신의 감정에 따라 일관되지 못한 방법으로 양육하여 아무리 말해도 내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먼저 배운 아이는 확실히 차이점을 가질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10년, 20년이 지나면 서서히 느껴질거라고 생각하니,
앞서 말한 것처럼 애착의 중요성을 새삼 슬프게도 깨닫고 중요하다고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또 인상깊게 보았던 것은 바로 정부의 무상보육정책이었습니다.
저도 맞벌이 부부로 정부에서 시행하는 무상보육정책으로, 감사하게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과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경제적으로 양육을 도와주는 것만이 최선책인가 반문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료로' 아이를 돌봐주는 기관일까요?
아니면,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일까요?
처음부터 정시에 퇴근할 수 있는,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해도 언제든지 다시 회사로 돌아갈 수 있는,
경력이 단절되었어도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재취업하도록 도와주는 기관이나 시스템,
육아에 힘쓰느라 사회에 첫 발을 내딛더라도 응원해주는 분위기,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거나 아이와의 약속을 위해 회식 자리에서 조금 일찍 나와도 이해해주는 그런 문화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양보다 질이 물론 중요하지만,
자주 만나고 자주 눈을 마주치고 자주 같이 웃다보면 당연히 그렇게 애착 관계는 차곡차곡 쌓여가는 게 아닐까요.
이 책을 다 읽고 드는 생각은,
우리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따뜻한 말 한마디, 따뜻한 사랑의 눈빛, 따뜻한 손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선물을 받으며 자라나는 아이들은 아마도 부모의 경제적 능력으로 자신의 등급을 나누며
낮은 자존감으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지도 않겠지요. 또 부모 역시 자신의 경제적 능력으로
아이에게 죄책감이나 아쉬운 마음을 가지기 보다는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더욱 밝고 긍정적으로 멋지게 성공할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이 사랑해주고 아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물론 부모가 읽어도 좋지만,
전반적인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이해하기에도 좋은 책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육아서같기도 하고 인문학서적 같고, 교양서적 같기도 하고요. 물론 부모들이 더욱 폭풍공감하며 읽겠지만,
다양한 방면에서 애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한민국의 가정과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 점이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