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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짤리면 지구가 멸망할 줄 알았는데 - 회사에서 뒤통수 맞고 쓰러진 회사인간의 쉽지도 가볍지도 않았던 퇴사 적응기
민경주 지음 / 홍익 / 2019년 9월
평점 :
퇴사 이야기를 담은 책은 엄청 많고, 그 스토리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저자가 본인의 퇴사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아무 준비 없이 퇴사를 맞이한 후 재취업과 그 외의 길, 그리고 그 과정 속 마음 고생을 다시 돌아보고자 기록하였다고한다.
많은 이들이 퇴사 후 엄청난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성공스토리를 쓰려고 한 것이 아닌 하루하루 버티기 위해서 글을 썼고, 그 글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사 책까지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저자는 퇴사 후 결과물이 없었기에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으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렇게 멋진 책을 내겠되었으니, 그녀는 결코 그 지나간 시간을 허투로 보내지 않은 것이며, 역시 뭐든 하면 이유가 있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게된 것 같다.
갑작스런 퇴사 후 당사자에게 찾아오는 것은 그저 허무함과 막막한 앞날일 것이다.
퇴사 후를 생각해본다. 남들처럼 퇴사 후 세계여행, 퇴사 후 창업을 할만큼의 추진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번뜩이나 아이디어가 넘쳐 외향적으로 돌아다니며 하루를 바삐 지내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그저 나는 회사 생활이 어쩌면 딱 맞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사업체를 이끄는 대표보다는 월급을 받으며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직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일을 하다가 갑자기 퇴사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정말 그 이후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 같다.
무엇을 해야 좋을 것인지도 모를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도 나와 비슷한 경험으로 퇴사 후 일상을 보냈던 것 같다.
그러나 달랐던 점은 그녀는 본인의 현실과 일상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소통하기 시작한 것.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녀에게 많은 공감을 보이는 이들이 많아졌고, 그 순간들이 이어져 출판사에게까지 연락을 받게 되었다.
아직 그녀가 뚜렷하게 본인의 제2의 인생을 결정하거나, 번듯하고 좋은 대기업에 다시 재취업된 것은 아니다.
그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같거나 드라마같은 책이 아닌 실제를 담은 글이였기에 아직도 그녀는 진행중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시간을 채우기위해 했던 행동 끝에 책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니, 어쩌면 퇴사 전보다 더 멋진 인생을 살게 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갑자기 책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고하여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질 수는 없겠으나 그래도 이런 멋진 책을 쓰는 작가가 되었으니 인생사 한 치 앞을 모른다는 말이 공감간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있으려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어릴 적에는 아무것도 하지않아도 부모님이 입에 단 것이라도 물려줬다면, 지금은 급한 사람이 일어나서 알아서 본인이 마실 물이라도 찾아야한다.
나는 흙수저도 아니지만 금수저는 아니니까 나의 생활을 위하여 부단히도 노력해야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의 직업과 생활을 위하여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