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독직해로 읽는 세계명작 시리지를 처음 만났다.
초등1 아들에게는 아직 어렵게 느껴져서 보여주지 않았는데
의외로 3-4장 앉아서 읽더니? 자기가 다 아는 내용이란다.ㅋㅋ
단지 그림이 없어서 10세가 되면 읽겠다고 했다.
B4 사이즈의 책으로 속지는 연보라로 프린트되어 있었다.
대학원 입시준비 이후 영어와 이별한 후 아이들 영어 동화책 몇 권 읽는 수준에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읽어내려갔다.

중학교때 부터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던 나는
늘 문법을 아주 열심히 했고, 단어를 엄청나게 외웠고, 독해도 문제집으로 열심히 연습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지 않고 불편함도 없어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다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영어의 중요성이 피부로 느껴지고
"나처럼 되지 않게"아이들 영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둘째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라서 며칠에 한 번씩 읽어주면서
줄거리를 모두 알고 있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문법적인 분석이나 모르는 단어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문맥을 대충 이해하면서 읽어나갔더니 의외로 재미있고 자신감이 생겼다.
나흘동안 틈틈히 읽어서 한 번 읽어보았다.
김치냉장고 가득 김치를 담근 기분이랄까?
오이피클을 10병 담았을 때의 느낌도 들었다.ㅋㅋㅋ

이 책에 씌어진 어휘와 숙어는 고교수준으로
한 챕터가 끝났을 때 단어, 직독직해, 동시통역을 연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덕분에 먼지 묻은 영영사전도 찾아보고
늦은 밤 아이들 재우고 사전을 뒤적이다 보니
부담없는 공부에 재미가 솔솔 올라왔다.

듣기와 말하기를 연습할 수 있도록
원어민 성우가 녹음한 CD가 수록되어 있다.
다음주에 이사를 가기 때문에 없어질까봐 아껴 두었다.
직독직해로 해설해 놓은 작품에는 대화체 표현이 많아서
회화에 필요한 수많은 표현을 익힐 수 있었다.

잠에서 깨어나는 앨리스....
영어의 잠에서 깨어나는 나의 모습과 오버랩되어 다가온다.
책 읽기 좋은 가을에 영어원서를 만나 새로운 여행지를 여행한 기분이다.
우리 아이들 역시 원서를 읽으면서 어휘력과 표현력을 신장해서
영어시험을 위한 영어공부가 아니라 학업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할 때
세계 다른 나라의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생각을 나누고
같은 문학작품을 읽고 감동을 느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