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맨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창비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밀크맨. 이 책 몰입도가 좋았다.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번역해서 조금 읽기가 불편한 부분도 있다.(아무개씨의 아무개, 응, 어쩌면- 아마도 - 이런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의식의 흐름대로 쭉 글이 흐르다 보니 약간 어색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더 빨리 읽이는 점은 장점)

번역자가 최대한 자연스럽게 글을 번역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 책의 키워드를 뽑자면 '소문', '진정한 유대', '페미니즘' 정도인 것 같다.

​ 북아일랜드 분쟁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나 같이 지식이 없는 사람도 읽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오히려 이 지역의 분쟁 문제가 6.25를 겪고 분단체제인 우리 나라의 상황과 비슷하게 그려진 부분도 있어서 공감이 되기도 했다.
같은 마을 속에 살면서 친정부파와 반대파와의 긴장감이 감도는 도시 설정 또한 긴박감이 느껴진다.

인물 묘사 방식이나 이름 설정도 재미있다.
사람들에게 비난 받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진짜 밀크맨?) 는 사실 진정한 휴머니즘이 있는 사람이었고,
페미니스트는 이 마을에서 문제가 있는 소수 그룹으로 묘사된다.
알약소녀, 알약소녀의 여동생 등.

나(이름 없음) 는 그냥 걸으면서 책 읽는 게 취미인 여자아이이지만 , 어느 날 가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첩자(밀크맨)의 그녀로 소문이 나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내성적이고 소심한 소녀의 심리적 갈등이 폭발한다. 마을 사람들의 소문에 의한 억압과 폭력, 편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이 책은 나와 마을 사람들의 대립과, 나와 밀크맨과의 대립과 심리적 갈등, 또 나와 유대를 맺는 마을 사람들간의 관계를 축으로 읽혀진다. 마을 속 사람들의 캐릭터 설정이 개성적이고 또렷해서 읽는 데에 재미를 더한다.

​또 이 책을 읽을 때 쯤, 미투 열풍이 불었던 지라, 더 잘 읽혀졌던 것 같다. 밀크맨이 정치적 목적으로 주인공을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정말 그냥...ㅅ ㅌ ㅋ ;

​이 책을 읽고 드는 의문

#1) 주인공이 벌벌 떨어하는 밀크맨, 이 사람을 어떻게 해석하는 게 좋을지? (단순히 데이트폭력(?)을 하는 남성형인지, 아니면 권력을 남용하는 정치적 인물인지)

#2) 마을 사람들 인식의 변화는 어떻게 그려지는지?

​이 책을 이런 사람에게 추천

#1) 주인공의 심리적 압박에 같이 몰입하고 싶은 사람

#2) 의식의 흐름대로 읽히는 소설에 강한 사람

#3) 긴장감 있는 소설이 좋은 사람

#4) 페미니즘, 인종 문제에 관심 많은 사람



* 책 속에 담아놨던 구절들

​-#) 남자들의 사고 방식은 기본적으로 장난감 상자 같았다. 기차든, 병정이든, 원하는 대로 꺼내서 놀았다.

​-#) 가장 큰 걱정, 우리가 안고 있는 그 걱정, 우리가 그 걱정만 없다면 다른 걱정 전부가 있다 해도 행복해질 걱정, 우리를 뼛 속까지 저주하고 부정적으로 만들고 앞에 열거한 두려움들 같은 사소한 두려움조차 구분하지 못하게 하는 걱정,

​#) 얼굴이 굳어버린 것이다. 지역 사람들만 나를 볼 수 없는 게 아니라 이제는 나도 내 속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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