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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2월
평점 :
슬프다
그런데 눈물이 나지 않는다
요즘 눈물이 흔해져서 별것 아닌 뉴스기사에도 울었는데 이토록 슬픈 이야기에 울수가 없다
대신 한동안 책속에서 만났던 상처입은 아이들이 생각나서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저자는 13세이하 아동 즉 촉법소년의 범죄를 다룬 전작 <고백>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는 지금 최고의 핫이슈인 아동학대를이 책 <미래>에서 다루고 있다
10살 아키코는 어느날 20년 후의 나로부터 온 편지를 받는다
야무지고 똑똑한 아이코는 처음 편지의 진위여부를 의심한다.
하지만 아빠와 자신밖에 모르는 사연에 이어 편지에 동봉된 20년 후에나 발행될 한 놀이동산의 기념 책갈피를 보고 편지를 20년 후의 나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그렇게 책은 중반까지 아키코가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가 4년반 동안 계속된다
'유리인형'상태가 되면 아키코를 돌보지 않는 엄마, 엄마에게 일방적 구애를 하고 스토킹하는 아키코의 선생님, 아키코를 왕따시키려는 급우,엄마를 살인자라고 하며 엄마를 떠나서 같이 살자는 할머니,엄마와 아키코를 경제적으로 어렵게 만든데다 아키코를 폭행하는 엄마의 동거남 등 꾹꾹 눌러담은 아키코의 사연이 편지를 통해 전해져온다.
중반 이후부터는 3가지 에피소드가 세 명의 직접적인 목소리로 나와서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자살, 해피성 인격장애, 방화, 살인
아동학대로 상처입은 아이들이 다다른 지점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이 작품은 분명 미스터리이다
그래서 독자에게는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 상처입은 아이들의 사연 앞에서 더이상 미스터리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소설일 뿐이라고, 남의 나라 사정이라고 그렇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
오늘도 뉴스에는 입양부모에게 학대받고 죽은 아이의 이야기, 이모에게 학대받고 죽은 아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내일이 되고 모레가 되면 또 다른 학대입은 아이들의 사연이 그 자리를 대신할 뿐이다.
상처입은 아이들 앞에서 어떤 어른도 결코 떳떳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동하지 않는 어른, 보고도 침묵하는 어른
그 속에 나도 있다는 생각에 슬퍼도 눈물 흘릴 수 없었다
과거가 삼킬 수 없는 미래가 여기 있잖아
아이들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 불꽃놀이가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미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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