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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초판 출간 80주년 기념판)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레베카는 안 나오는 뮤지컬 레베카' 라고 처음 뮤지컬< 레베카>를 보고 후기를 적었던 기억이 난다
이 후 새로운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찾아보는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작품이 되었다
아주 오래 전 명화극장이나 주말 극장에서 보았던 히치콕의 영화는 가물가물했지만 이름은 확실히 기억나는 '레베카' 그때도 여주인공의 이름인 줄 알았다
이 작품이 80년이 넘은 작품이라는 것도 놀랍다
사진 속의 작가는 '위대한 게츠비'의 작품 속 파티에라도 나올 듯한 모습이다
당시 꽤 잘 팔리던 대중소설의 작가였다는 설명이지만 이 작품은 80년의 세월을 넘어섰다.
고아나 다를 바 없는 20세 젊은 여인이 20살 연상의 상류층 남자를 만나 벼락출세하는 신데렐라 스토리로 알고 읽다가 덫에 걸리듯 '나'가
되어서 아름답지만 으스스한,
마치 레베카와 같은 매력을 지닌 맨덜리를 탐험하는 느낌이 들어서 아닐까
책으로 만나는 레베카는 확실히 뮤지컬이나 영화와는 다른 결을 지녔다
대화재 이후 행복을 찾은 줄 알았던 맥심과 나는 유럽의 이곳저곳을 떠도는 불안한 신세였고
사고사로 처리된 레베카의 죽음도 책에서는 살인사건이었다
레베카는 냠편의 매형과 절친까지도 유혹할 만큼 구제불능의 파렴치한이였고 '나'는 조금도 강단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주눅들고 자존감이 낮은 약한 멘탈의 소유자일 뿐이었다
또 하나의 주인공 맨덜리 저택은 더욱 으스스하고 미스터리한 매력을 뿜어내며 그 존재감을 자랑한다.
뮤지컬 레베카의 돌출되어 돌아가는 발코니 씬과 휘장이 드리운 방과 그 휘장이 걷히는 무대효과가 맨덜리의 이런 면모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지만 확실히 상상의 여지를 주는 책 속의 맨덜리는 또 다른 아우라를 지닌 듯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지만 결코 나오지 않는 레베카
회상속에만 존재하지만 여주인공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그래서 <레베타>라는 제목에 결국은 납득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