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탈린 - 공포의 정치학, 권력의 심리학, 개정판 ㅣ 문제적 인간 4
로버트 서비스 지음, 윤길순 옮김 / 교양인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붉은 군대의 상징으로 저에게는 슈퍼맨 다음으로 강철의 사나이라는 느낌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던 스탈린. 히틀러와 더불어 그 시기에 가장 강력한 독재자에 대한 책이었다.
인간 스탈린에 대한 책이었기에 스탈린에 대해서 여러 가지 내용이 많이 있었다. 저에겐 이미지로 남겨져 있던 스탈린보다 여기에 적혀 있는 스탈린이 더 두려운 존재였다. 완벽하지도 강하지도 않았지만 그 집요함을 엿볼 수 있었다. 레닌의 곁에 있으면서도 다음 후계자가 될 거라고 아무도 예상 못했고 주변에서는 단순히 묵묵히 일하는 행정가의 모습이었던 스탈린이 그의 뒤를 이었을 뿐 아니라 가장 강력한 독재 권력자가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다. 하지만 가자 무서운 것은 그 후였다. 자신의 라이벌을 제거했던 것도 갑작스럽게 끝났던 공포정치 시절도 있었지만 이 후에도 끊임없이 주변을 의심하면서 살았던 것들이 가장 무서웠다. 어느 누구도 끝까지 신뢰하지 않았고 가장 최측근에 있더러다 스탈린의 변덕 하나만으로도 사라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집요함은 과거에 있었던 일 하나도 잊지 않았다. 어찌보면 치졸할 수 도 있지만 과거의 잘못을 용서하지도 잊지도 않고 더욱 크게 갚아줬다. 스탈린이 죽는 순간까지도 측근들은 불안에 떨었다. 죽는 순간에도 언제라도 일어나서 자신들을 죽일 수 있는 존재였던 것이다.
스탈린은 가장 완전한 독재자의 모습도 보여준다. 그렇다고 완벽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완전하지만 완벽하지 못했다. 스탈린은 공포의 대상이었고 하고자 하는 일에 어느것도 꼬투리를 잡을 수 없었다. 스탈린은 소련 그 자체였다. 그러니 부하들이 제대로 된 보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있었다. 모든일에는 스탈린이 필요했지만 그것들 모두를 통제할 수 있는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공포정치와 자신의 우상화는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는데 도움을 줬다. 게다가 가장 위험한 순간에는 스탈린 조차 융통성을 보여주었다. 가장 대표적이었던 것이 2차 세계대전에서 였다. 그리고 이 전쟁의 승리야 말로 스탈린의 우상화의 가속화와 완벽함을 추구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스탈린은 자신의 속내를 보여주지 않았다. 자신의 부하들의 생각을 항상 알려고 했고 도청도 했지만 결코 자신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스탈린의 행동을 예측하기 힘들었고 어느누구도 그에게 비위를 맞추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누구도 후계자로 지명하지 않았다. 자신의 권려글 위협하는것은 어느것도 필요치 않았다. 스탈린의 칼날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자식들 뿐이었다.
책에서 언급되지만 스탈린의 의외인 점은 지식인의 모습이었다. 스탈린의 이미지와 어울리지는 않지만 훌륭한 시인이 될 수 있었다. 정치에 발을 들이기 전의 스탈린은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프라우다의 편집인이기도 하였고 레닌의 도움을 받아 소책자를 내기도 했다. 스탈린은 유능한 연설자는 아니었지만 꾸준히 저작활동을 했다. 스탈린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유형은 아니었지만 지식을 탐닉했고 자신의 세상에 대한 생각을 많이했다. 말년에는 정치와 동떨어지 주제의 저작물을 내기도 했다.
위에 적은 세가지는 읽고나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들이었다. 이 안에는 이것외에도 수많은 것들이 있다. 진중하지만 불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던 스탈린, 계속 유배되고 탈출을 반복하거나 또는 실패하는 모습들, 결국에는 실패하는 두 건의 결혼, 독재자의 위치이기에 쓸쓸할 수 밖에 없었던 일면 등 그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하고 알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스탈린과 같은 사람은 언제든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 내용에 만족과 상관없이 몇번 틀린 연도표기 라든가 가끔씩 과거로 돌아갈때의 내용전개가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