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눈물샘이 마를 새 없네...
딸이었으면서 지금은 나의 엄마인 우리 엄마가 보고 싶고 몇년 안에 성인이 되는 딸 아이도 생각나고 딸이면서 엄마인 나도 생각나고 그러면서 아들이면서 아빠인 남편까지도 안쓰러워지고...
치매에 걸린 엄마를 아이 다루듯이 너무나 소중히 여기는 '지호'가 "엄마도 행복해 본적이 있을까?"라는 한다. 문득 나의 엄마를 떠올렸다. 나뿐만 아니라 이 책을 보는 모든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다. 40대에 교통사고를 당해 신체장애를 갖게 된 아빠를 10여년 돌보고 50대 후반에 혼자가 된 엄마를 보면서 홀가분해졌을까? 아님 엄마도 외로울까? 라는 생각은 해봤으나 엄마도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중년을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요즘 내 나이 때의 엄마는 어땠을까? 힘들다고 말하지 않은 엄마는 진짜 힘들지 않았을까? 왜 딸인 나한테 그런 애기 안 할까? 엄마의 감정을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걸 깨닫곤 한다.
그냥 엄마의 나이가 혼자 하기 힘들어지면 당연히 나는 엄마랑 살아야지 하면서 다짐을 하곤 했는데 '어떻게 살까?' '엄마의 마음은 어떨까?' 미처 살피지 못한 마음들이 많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엄마와의 감정이 괜찮을 때가 있고 안 괜찮을 때가 있다. 그냥 엄마니까, 딸이니까, 그러면서 넘어갔던 것 같다. 그게 모녀지간이지 뭐...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물어보고 싶어진다. 더 많이 알고 싶어진다. 내 아이의 감정을 많이 알고 싶어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나숙희'여사처럼 "지호야, 나는 참 좋다. 발 따숩고, 엉덩이 폭신하고 그리고... 니가 있어서 나는 참말로 좋다" 라고 우리 엄마한테 듣는 딸이고 싶다.
나는 우리 딸한테 그렇게 말할거다.
<괜찮다, 안 괜찮다> 는 엄마를 생각하고 나를 생각하는 그런 책이었다. 치매라는 병이 아니었어도 지호는 엄마를 너무너무 생각하는 딸이었을 것이다. 몽글몽글 따뜻한 마음과 다짐을 샘솟게 했다.
배송받은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책장에 이 책을 꽂아놨더니 빌려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벌써 2명이나 대기중!!!
만화라서 더 그런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