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가 내려온다
오정연 지음 / 허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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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공부모임에서 인간의 탐욕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인간은 어디까지 욕심을 부리는 것일까? 지구도 모자라 화성까지 가 살려고 하는 인간의 욕망은 도대체 채워질 수 있을것인가? 화성에서 살면 지구의 문제는 없어지나? 100세 시대라는데 요양원에서 20년을 살면 그것이 무슨 삶인가? 등등의 수많은 질문들을 이어나갔다. 

답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한 모임에서의 수많은 이야기 속에 오정연 작가의 소설집 <단어가 내려온다> 를 수차례 인용하고 언급했다. 

나만 읽었는데 나만 신나서 떠들었다. 


그만큼 신선했다.

SF소설의 소재가 상당히 다양하고 구체화되었다는 것을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새삼 느꼈다. <단어가 내려온다>, <분향>, <미지의 우주> 등 화성으로 가는 과정과 화성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속에 구체적인 생활모습들이 나오는 것이 신기했고 아직까지 우주의 일이고 화성에 가는 우주선이 초초초부유층과 과학자들만의 관심사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소설을 통해 상상이지만 낯섦이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다.

"많은 이들은 생존에 필수적인 물과 공기를 매 순간 신경써야 하는 극한 상황이 초기 화성 이주민을 극도로 힘들게 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난관은 따로 있었다. 지구의 월드와이드웹처럼 익숙한 것을 당연하게 누릴 수 없는 상황이 그 무엇보다 큰 역경으로 부상했다. 지구에서 공기처럼 누렸던 빠른 통신이 화성에서는 당연하지 않았다. 행성간 화상통화는 자주 끊겼고, 데이터 전송 속도는 너무 느렸다."

<분향>에서 화성으로 이주한 이주민들이 겪는 불편함, 

<미지의 우주>속에서 화성에서 태어난 원주민과 지구에서 이주해 온 이주민들 사이의 거리는 지구에서 외국인과 국내인들 사이의 거리와 비교해가며 읽었고

 마지막로그에서는 죽음에 대한 자율적 선택권의 존재가 그다지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과 그 선택권마저 빈부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에 씁쓸함이 느껴졌다.

<행성사파리>는 50만년이라는 시간차이를 두고 존재하는 쌍둥이지구에 행성사파리라는 후주여행을 떠난다는 설정은 지구와 동일 조건의 행성을 찾으려고 매달리는 과학자들이 생각났다.

"행성을 하나로는 부족해서 두개씩이나 말아먹겠다니 

그거 정말 욕심이 끝도 없네요."

기후위기를 겪고 있는 지구에 살면서 인간의 욕심을 멈출 생각은 하지 않고 이용가치를 다한 지구를 버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대용품을 찾는 느낌도 들었다. 그 와중에 생태계무개입원칙은 굿아이디어였다. 지구의 자연생태계를 파괴하고서야 반성을 하고 타 행성에 대한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것 말이다. 

그렇게라도 반성을 했다니 소설 속이지만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어진 조건이 똑같다고, 사실 똑같지도 않지만, 그곳과 이곳의 시간이 같은 방향으로 흐른다고 확신할 수 없잖아요. 일란성 쌍둥이도 서로 다른 인생을 사니까요."


현재 철저히 지구인의 입장에서 우주를 정복하거나 알아내려고 하는 이기적인 면을 반성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SF소설의 소재가 우주만큼 광활해지고 있구나!
그 소재 속에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살아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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