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이어 말한다 - 잃어버린 말을 되찾고 새로운 물결을 만드는 글쓰기, 말하기, 연대하기
이길보라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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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내가 어디로 갈 줄 알고 그렇게 잠을 자?" 등골이 서늘했다.

이런 말 남성들은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여성의 권리가 상당히 상승했고 남성들이 오히려 역차별 받는다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 것도 있다.

이길보라라는 작가에 대해 무지했다. 

로드스쿨러로 청소년 시절을 보냈고 펀딩으로 학비를 마련하여 유학을 다녀왔고 다큐영화를 제작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당히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고 있구나 싶어 부럽기도 한데 더 눈길이 가는 건 작가가 영화를 만들고 글을 쓰는 이유였다.
작가는 농인 부모를 둔 2세들인 코다로서의 삶을 살아오면서 청인 중심의 세상속에서 주눅이 들거나 움츠려드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농인의 세상과 청인의 세상을 이을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51%의 활동가 정체성과 49%의 예술가정체성을 가진 artivist 로써 영화로 특정질문에 대해 이약기하고 그것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세상에 계속 질문하는 작가의 삶이 상당히 존경스럽다. 

나보다 젊은 사람이 어쩜 이렇게 세상의 변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을까? 

너무 공감가는 글이 많았고 또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책이다.

청각장애인이 아니라 농인이고 비청각장애인이 아니라 청인이고 어려운 말을 농인들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등 이 나이 먹도록 참 모르는 것 투성이구나!
그래서 역시 사람은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하는구나!

"나와 너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타인을 상상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에서 '너'가 되어보아야 한다."

"<임신중단에 대한 권리>는 '임신중단은 모두의 문제'라고 말하며 권리란 무엇인가? 법은 무엇을 인간으로 규정하는가? 권리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인다? 법이 보호하는 권리란 무엇이며 누구의 것이어야 하는가?"
낙태죄에 대해 확장된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혜택'을 받는 한국 농인은 수어통역이 없어 기본권을 침해당해도, 차별을 당해도, 수어통역의 질이 낮아도 문제제기를 할 수 없다. '권리'가 아니라 '혜택'이기 때문이다. '혜택'은 당사자로 하여금 '착한장애인'이 되기를 요구한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우리는 '이기고 있다'. 나보다 앞서간 이가 해온말과 행동 위에 내가 서 있다. 내가 하는 선언과 행동 위해 나중에 오는 이가 서게 될 것이다. 생각하고 의문을 품고 용기를 내어 말하고 선언함으로써 우리는 지형을 바꿔 나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당신을 이어 말한다."

이길보라 작가의 <당신을 이어 말한다> 를 읽으며 느낀 또 하나는 사람사이에 존재하는 나이와 젠더, 지위에 따른 위계질서가 있는 이상 서로의 말은 같은 의미와 무게를 지니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을 대할때 특히 물리적으로 나보다 더 어린 사람을 대할때 더 조심해야지!!!

책 제목과 작가의 이름만 봤을때 페미니스트 책인가, 일방적인 주장을 하는 책인가 하는 선입견을 갖고 펼쳤는데 나의 선입견을 무참히 깨 준 고마운 책이다. 

나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소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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