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이자벨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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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모범생이었던 샤무엘이 서점파티에서 한눈에 반해 사랑하게 되는 이자벨은 유부녀였고 연상이었다. 그리고 오후 5~7시 이자벨이 정한 시간에만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조건들을 받아들이며 일상과는 거리가 멀고 함께하는 생활도 할 수 없는 무모하기도 하고 일방적으로 보이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가정생활과는 별도로 육체적인 사랑을 나눌 사람을 한명쯤은 두고 상대방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일방적인 사랑이 낭만으로 보일 수 있는 파리에서 사랑을 하지만 샤무엘은 자신의 진로를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버드에서 공부를 하고 인턴을 하고 변호사가 되는 과정 속에서 틈틈이 파리로 가 이자벨을 만나고 사랑을 고백하고 함께 미국에 갈 것을 권하지만 귀족집안의 가정을 지키려는 의지를 가진 그녀 앞에서 번번히 좌절을 하게 된다.

 

 이자벨과 샤무엘은 프랑스와 미국에서 각자의 생활을 하며 수십년 동안 서로를 그리워하고 때로는 함께 지내며 사랑을 나누고 서로의 아이들과도 교류하며 지내게 되지만 결국은 자신들의 길을 가게 된다. 진지한 사랑을 나누지만 안정되지 않고 손에 넣을 수 없는 몽상 같은 사랑을 쫓은 것이다. 서로가 같은 곳에 있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여자는 여전히 당신의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있어. 아마 당신과 각기 다른 곳에서 살았기 때문이겠지.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걸 원해. 뭔가를 수중에 넣어도 금세 느끼지. 원하던게 아니었다는 걸. 우리의 인생에는 그런 일들이 너무 많아. 사랑도, 이상도, 고통도 다 그래. 우리는 계속 꿈꾸지. 당신은 아직도 여전히 사랑을 꿈꾸지?

 

 여행지에서의 뜻밖의 사랑. 어느때 보았던 비포선라이즈가 생각이 났다. 한번쯤 꿈꾸게 되는 사랑일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랑이 내 인생의 어느 한때의 추억인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오후의 이자벨>을 읽으면서 들었다. 수십년 동안 서로의 삶에 너무나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을 힘들지 않을까? 슬픈 사랑이 매력적이면서도 나의 사랑이라면 아프지 않을까?

 또한 이자벨의 이기적인 사랑방식이 과연 사랑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파리의 낭만인가? 이기적이라 더 끌렸을까

 

 “내가 아주 오랫동안 늘 그 부분만큼은 확실히 해두었잖아. 무려 수십년동안.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은 늘 그대로 있어. 그렇지만 당신이 그런 문제로 나를 압박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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