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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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는 자유의 화신이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사랑 앞에서 머뭇거리지 않으며, 죽음조차 삶의 일부로 껴안는다. “사는 건 지금 이 순간”이라는 신념으로, 그는 매일을 노래처럼, 춤처럼 산다. 반면 ‘나’는 책상 앞에서 세계를 이해하려 애쓰지만, 조르바 앞에 서면 자신의 언어와 사유가 얼마나 무기력한지 깨닫는다.

이 작품의 아름다움은 조르바라는 인물이 단순히 쾌락주의자가 아니라, 삶을 온몸으로 겪어내는 ‘현자의 다른 얼굴’이라는 데 있다. 그가 춤출 때, 우리는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자유를 목격한다. 조르바는 말한다. “삶은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라고.

결국 그리스인 조르바는 철학과 본능, 사색과 체험, 두 세계의 긴장과 화해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독자는 책을 덮으며, ‘나’처럼 머뭇거릴 것인가, 조르바처럼 불꽃을 껴안을 것인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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