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의 단어 - 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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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언어의 온도와 조금 다르다.

언어의 결을 따라가되, 그 뿌리를 더 깊이 파고든다. 

언어의 온도가 말의 따스함을 일깨우는 데 집중했다면, 보편의 단어는 그 말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단어가 어떻게 세월과 사람 속에서 다듬어졌는지를 되짚는다.


책은 단순한 어휘 해설이 아니다. 

단어 하나하나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빛을 비추듯 바라본다.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쓰던 말들이, 사실은 수천 년의 숨결과 수많은 삶의 무게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순간 독자는 “단어에도 생애가 있구나” 하고 깨닫는다.


저자는 딱딱한 언어학적 설명 대신, 이야기와 사유를 곁들인다. 

단어의 기원과 철학을 들려주되, 지나치게 학술적이지 않다. 오히려 친근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단어가 품은 세계를 해설한다. 덕분에 독자는 배움과 동시에 위로를 얻는다.


책장을 덮고 나면, 말 한마디의 무게가 달라진다. 

단어는 단순히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사람을 잇고 시대를 건너는 ‘다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말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고, 나아가 내가 건네는 표현에도 더 정성을 들이고 싶게 만든다. 


말의 숲을 거닐며 잎맥 하나하나를 쓰다듬는 책이다. 독자에게는 단어를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힘, 그리고 언어를 통해 세상을 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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