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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지붕의 나나 ㅣ 시공 청소년 문학 55
선자은 지음 / 시공사 / 2014년 3월
평점 :
닫힌 문안에 웅크린 모든 이에게 바치는 책
시공 청소년 문학, 빨간 지붕의 나나, 시공사, 청소년 문학

시공사에서 청소년들을 위해 만드는 청소년 문학 시리즈 55번째 책
빨간 지붕의 나나의 제목을 보는 순간, 어린시절 유행했던 요술공주 밍키나 요술공주 세리를 떠올렸더랬어요..
왠지 모르게 나나는 동경의 대상이나 희망사항을 갖춘 모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막상 책을 읽고나니 처음 생각했던 나나의 모습은 사라지고 내 속에 있는 나나를 찾게 되더군요.
내가 무의식 중에 닫힌 문안에 가두어 두어 웅크린채 앉아 있는 나의 나나는 없는가 하고 말이에요..
청소년 문학을 많이 접해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을 떠올릴때, 어른이 읽어도 깊이와 내용에 있어 전혀~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진정성 있는 책들이다 생각했는데, 역시나 빨간지붕의 나나도 읽으며 공감하고, 깊이 생각하며 읽어 내려가게 하는 힘이 있내요.
열일곱 주인공 은요는 조금 특별한 아이에요...
아홉살때 유괴를 당했고 그때까지의 기억을 잊어 왠지 불안하고 아픈 사람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신이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는걸 들키지 않으려 노력하며 일상을 지내지요.
하지만 어느날부터 은요의 눈앞에만 한 아이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 아이로 인해 은요의 일상이 변하기 시작했고...
사촌인 미루가 가져온 어린시절 물건인 요술공주 나나 색칠공부 노트에 적힌 주소를 보며, 은요는 잊으려했고 묻어두려했던 과거의 상처와 마주보겠다는 용기를 내요.
뚝 떨어져 나간 기억의 조각을 찾기 위해...
또 자신의 눈앞에 자꾸만 나타나는 환영같은 아이의 존재를 알기 위해...
은요는 용기를 내어 끌려다니느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시작하지요..
물론 은요 혼자라면 힘들었겠지만 도와주는 이웃의 친구가 있었고, 묵묵히 버팀목이 되어준 학교친구 민세도 있어 흔들리고 두려워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것 같아요.
그리고 누군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찾아낸 결과 이기에 그 끝에 마주하게되는 진실이 비록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무섭고 아프다해도
은요는 받아들이고 성장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게 되지요.
조금은 방향이 다른 의미로의 해석 일수도 있지만, 내가 지금 보고 있는 현실이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 참 많이 하는 요즘인데요...
그래서인지 더욱 은요의 용기와 행동에 많은 생각을 하며 읽었더랬어요.
누구나 나름의 상처와 고통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그에 대처하는 행동은 참 다르죠.
아프고 두렵다고 진실을 외면하고 묻어두는 것이 나은것인지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요와 같이 용기를 내어 진실을 바로보려 하는 것이 나은지... 솔직히... 지금도 갈팡질팡 하지만, 그래도 은요의 용기를 응원하고픈 마음이 큰걸보면.. 내가 보려는 것이 그동안 내가 믿고 살던 세상의 신뢰를 깨는 고통이 따르더라도 진실을 바로보고 거짓이 거짓을 부르는 가슴아픈 현실이 아닌 새로운 신뢰를 쌓아갈 수 있기를 바라게 되내요.
요즘 어른들은 세상 살기 참 ~~ 힘들다 하죠...
그럼 아이들은... 어떨까요??
어른들의 불신으로 만들어져가는 세상에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건지 참.... 미안한 마음이 가득한 요즘이라 조금은 다른 의미로 제게 다가온 빨간지붕의 나나였내요...
믿음과 진실이 주는 상처를 품고 있는 세상의 많은 이들에게 바친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빨간지붕의 나나를 통해 상처받은 아이들, 상처받은 어른들이 주인공 은요처럼 용기낼 수 있기를 ... 그래서 진실과 신뢰를 찾고 쌓아가며 조금씩 제자리를 찾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