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한 감귤 느낌이 물씬 풍기는 표지의 책 홍차와 장미의 나날
사노 요코, 미시마 유키오 등최고의 작가들이 사랑한 '소확행' 정신의 선구자
모리 마리의 국내 첫 산문집입니다.
여러작가들의 사랑을 받았다는 모리마리에대한 궁금함에
펼쳐본 '홍차와 장미의 나날'의 첫 느낌은 섬세하구나였어요.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으면 소설이 안 써진다'라고 말할정도로
일본 최고의 미식가였다는 모리마리여서일까요?
섬세한 그 표현에 마치 눈으로 보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고,
작품 속에서 다양한 요리를 만나볼 수 있어 즐겁게 책장을 넘겼습니다.
모리마리가 보여주는 세상은 '정신적 귀족이 만드는 우아한 세계 '라는
이책을 옮긴이의 표현과 딱 들어맞았는데요.
책 곳곳의 삽화와도 잘 어우러져 우아한 귀족여인의 일기를 보는듯 합니다.
많은 작가들이 그러하듯 모리마리의 글들도 그녀의 삶과 무관하지 않을텐데요.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문호, 모리 오가이의 장녀로 태어나
사랑을 듬뿍받으며 부유하게 보낸 유년기가 모리마리의 작품에서
우아하고 섬세한 표현으로 나타났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작품속에서 그려내는 일본의 메이지,다이쇼 시대모습이
마치 그시절을 영화로 보는듯 생생히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호화로운 가난의 미학'을 생활신조로 삼을 만큼 팍팍한 삶속에서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아 소소하지만 행복을 누릴 줄 알았던 작가.
모리마리가 들려주는 '홍차와 장미의 나날'을 통해
힘들고 고단한 일상이지만 좋아하는 음식을 입안에 넣었을때 펴지는 행복감을 느껴보는 시간이였습니다.
다른 작품으로 소녀의 감수성과 섬세함을 지닌 작가를 만나
나른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