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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매그루더의 시간여행
조지 게일로드 심프슨 지음 / 프리미엄북스 / 1997년 1월
평점 :
절판


양자들의 불연속으로 이루어진 시간의 틈새로 미끄러진(time-slip) 주인공의 시간 여행을 다룬 책.

크게 '공룡들에 대한 학자적인 탐색-일반적인 진화론에 대한 생각-삶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정도의 내용을 녹인 소설이다. 이 중에서 특히 삶의 문제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다시는 어떤 인간과도 만날 수 없는 극한 고독의 상태에서 주인공은 살아 남기 위해 노력을 한다. 사실상 어떠한 이유도 없다 할 수 있는데도.... 그가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 이유를 밝힌 마지막 말이 정말 숨을 훅 들이키게 했다. '인간은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인간은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이 있다....
나는, 당신은, 자신의 삶에 대해 얼마나 책임의식을 갖고 살고 있는가....
나는 삶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 싶은 상황에서도 이렇게 존엄한 인간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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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센테니얼 맨
아이작 아시모프 외 지음, 이영 옮김 / 좋은벗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1. 간단한 정보

로빈 윌리암스가 주연한 동명 영화의 원작 소설. 전에 '양자 인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이 있음. 원래는 SF 계의 노벨 문학상에 해당하는 휴고상과 네뷸러 상을 동시에 수상한 중편 소설이었으나, 이후 장편으로 개작한 작품.

2. '자유는, 자유를 원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다.'

책 속에 있던 이 말이 아직도 머리를 때린다.

로봇 앤드류 마틴이 로봇에서 인간이 되기 위해(즉, 자신만의 꿈을 이루는, 자유로운 개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보면서, 과연 어떤 특성을 가진 존재를 '인간'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며,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한 달은 곱씹어 보게 했던 책이다. 웬만한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 그리고 정말 따스한 인간 냄새를 폴폴 풍겨 주는 앤드류 주변의 많은 인물들...

특히 마지막 부분이 참... 압권이었다. 자신의 이상을 이루기 위해 영원한 그 무엇을 내어 놓는 부분... 많이 울었다. 그러면서 반성했다. 나는 과연, 인간다운 존재인가, 이 로봇에 비하면?

나는, 내 영혼의 자유를 얻기 위해 움/직/이/며 살고 있는가?

따스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많은 걸 곱씹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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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교수의 세계문화기행 - 낯선 문화 속의 익숙한 삶
이희수 지음 / 일빛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에겐 생소한 이슬람의 시선으로 세계의 유명 문화 유적을 짚어준다는 소개에 매력을 느껴 이 책을 읽었다. 그러나! 이도 저도 아닌 맛 없는 글이 되어 버린 듯.

저자가 잘 알고 있는 분야는 아무래도 이슬람 문화권인 듯 싶다. 그렇다면 이슬람 문명권에서 드러나는 주요 현상을 중심으로, 그에 영향을 미친 이슬람적 요소를 파고 들었더라면 좀 더 '아, 이거구나'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개인적인 여행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많이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다. 책의 목적과는 안 맞는 남미의 잉카, 아즈텍 문명이 포함된 것도 분량 채우기라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중국 기행 역시 마찬가지이다. 깊이도 없고, 맛깔도 없고.

사진 역시 마찬가지이다. 독자들이 알고 싶어할 만한 유적을 잘 보여 주는 사진이 아니라, 저자가 여행 다니면서 찍어 두었던 사진을 구색맞추기 식으로 끼워 넣어서 가려운 곳을 긁어 주지 못하는 책이 되어 버렸다. 심지어는 사진에 찍은 날짜가 들어있기까지 하다니... 이럴 것이면 아예 개인적인 여행기로 썼어야 했을 것을....

기대했던 바가 시원하게 충족되지 않는, 아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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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리스 그리폰 북스 7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강수백 옮김 / 시공사 / 1996년 6월
평점 :
절판


1. 아니 불, 가능할 가, 알 지.... 불가지....

주인공을 비롯한 지구의 과학자들은 하나의 생명체인 솔라리스를 이해하려고 무던히 노력한다. 솔라리스가 보여 주는 반응 역시, 딴에는 지구의 과학자들을 이해하려 하는 것이 아닐가. 양측에서 서로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 내기 위해 무던히 노력함에도, 둘은 소설 안에서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끝난다. (물론 열린 결말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언젠가는 둘이 서로를 알게 될 날이 올 지도 모르지만....)

열심히 손을 뻗침에도 불구하고 그 손은 서로 만나지 못한다. 어쩌면 애초부터 이해가 불가능한, 불가지한 사이였는지도 모른다...


2. 평행선.... 슬픈 평행선... 우리 삶 속에도 있는....

이걸 보면서, 주욱 그어지긴 하되, 절대 만나지 못하는 평행선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약간의 비애를 느꼈다. 아니, 솔직히 가슴이 많이 답답했다.

나는 교사이다. 아직은 젊어서 아이들과 그래도 잘 어울리는 편이긴 하나, 그대로 내 깐엔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내뻗는 손이 아이들에겐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이 많으신 선배 교사들하고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 분들도 젊은 우리와 어린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우리도 그러려 하지만... 서로의 좋은 의도와는 상관 없이 엉뚱한 일이 벌어져 서로에게 고통을 주는 일을 종종 본다.

솔라리스의 반응으로 인해 고통받는 지구 과학자들의 생생한 묘사를 보면서... 나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충분히 느끼고 있을... 이러한 면들이 자꾸 크게 다가왔다. 어쩌면 각 개인은, 타자를 진정하게 이해한다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 불가지한 타자의 마음을 이해해 보려고 자꾸 바둥대면서 고통받는 많은 인간들의 모습.... 솔라리스와 지구 과학자들과 닮았다... 그래서 평행선 같은 이 캐릭터들의 모습이, 가슴을 정녕 무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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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콘라드 그리폰 북스 1
로저 젤라즈니 지음, 강수백 옮김 / 시공사 / 199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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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미래 세계, 그러나 과거 신화 속의 세계

신화에 대한 내 지식이 부족해서, 그리고 전면 핵전쟁 이후의 황폐화된 지구와 수많은 괴생물들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낯설어서, 처음에는 진도가 잘 안 나가던 책이다.

그러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수도 없이 끌어다 쓴 그리스 신화보다도 더 환상적인 상상력으로 가득해 퍽이나 아름다운... 유려하다는 표현에 걸맞는 문체와 강렬한 신화적 상징들이 이 신화속 세계를 굉장히 생동감있게 드러내고 있다.


2. 여러 재생 모티프 속에 되살아나는(재생하는) 신화 속 세계

추정 연령만도 240살이 넘는 신화 속 신을 닮은 인물 콘라드의 이야기는, [재생(rebirth, 再生)]에 온통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카라기오시스, 콘스탄틴, 칼리칸자로스 등의 다양한 이름(별칭)을 가진 콘라드는, 레드폴을 창립하고 온갖 무력저항운동을 펼치던 카라기오시스가 지구 귀환 운동의 한계(혹은 허구성)을 깨닫고 자기 자신을 죽인 후 다시 태어난(rebirth, 再生)한 인물이다.

그는 귀환 운동이 아닌 유적 보호국이라는 공직을 통해 다른 각도에서 지구의 <재생>을 위해 투신한다. 의문스러운 여행길에서 여러 각도의 탐색을 거친 끝에, 미슈티고에 대해 그가 취하는 행동 역시 지구 <재생>을 위한 노력이다(책을 읽은 사람은 이게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를 현재의 콘라드가 아닌 과거의 카라기오시스라고 되풀이해 부르며, 그에게 래드폴을 창립한 카라기에 걸맞는 행위를 요구하는 디안느와 핫산에게 그가 계속 되풀이하는 말(나를 콘라드라 부르게 ..and call me Conrad) 또한, '다시 태어난 새로운 사람인 내'가 '재생'을 위해 노력하는 것임을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확인시켜 주는 것이 아닐까.

3. 옥의 티

글쎄, 어쨌든 난 쓸데없는 인물을 되살려내는 것엔 반대다. 그것이 끝판의 맥을 다 빼 버렸던 것만 빼면 별 다섯 개를 줘도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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