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톨스토이의 "부활"

부활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민음사 / 2003년 11월

카튜사라는 여자와 부유한 귀족 네홀류도프와의 정신적 부활을 담고 있는 책이다. 카튜사가 네홀류도프로 인해 타락하여 창녀로 지내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가게 된다. 네홀류도프는 우연히 배심원으로 재판장에서 그녀를 보게 되고 양심의 가책을 받고 내면의 변화를 겪으므로 그녀의 힘든 운명을 자신이 짊어질 것을 다짐한다. 그녀를 석방하기 위해서 노력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그녀와 결혼까지 할 생각을 한다. 계속되는 만남으로 그들은 점점 갱생되어 간다. 그의 힘겨운 노력으로 그녀의 징역형이 취소되고 그는 그녀에게 결혼 이야기를 꺼낸다. 그녀는 네홀류도프를 사랑하지만 함께 있음으로 인해 그의 일생을 망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녀를 사랑하는 시몬손과 함께 떠나 그를 의무감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홀로 남은 네홀류도프는 자신이 계속 보고 듣고 있는 악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다 성경을 들여다 보게 되고 율법을 행하는 것만이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음을 깨닫는다.

톨스토이의 역작인 이 책은 그의 사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와는 달리 그는 율법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한 귀족과 창녀의 정신적 부활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는 그는 결말에서 율법을 지키는 것만이 인간의 행복임을 주장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책 “죄와 벌”보다는 내용전개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결말이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톨스토이의 사상이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이원론적이고 금욕주의적인 그의 생각은 조금 아쉽다. 그는 이 책에서 제도화된 교회를 비판하고 무교회주의를 표방했다. 그는 경제 제도에 대해 저항하고 자신을 키워 준 철학, 과학 등을 비판했다. 그러나 분명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는 당대 러시아의 불합리한 사회 구조에 날 선 비판을 가하면서 인간에 대한 사랑을 근본으로 하는 자신의 사상을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꼭 한 번 읽어 보아야 할 작품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