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k? 후크?
김인자 지음 / 다생소활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Hook? ‘갈고리’, ‘갈고리로 걸다’. 제목이 주는 궁금증을 안고 차근차근 책속으로의 여행을 떠났다. 우선 몇 장을 읽어보니, 이 책은 그저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몽롱한 그리움과 반성에 그치게 하는 흔한 수필집이 아닌 게 보여진다. 작가는 달라지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무엇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지를 역설한다. “다가올 문명은 정화를 통해 우리는 본연의 자아를 만날 수 있고 또 지난 많은 생에서 쌓아두었던 체험이나 공부를 꺼내 쓸 수도 있으며, 때로는 보이지 않는 세상의 정보까지 쓸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하며, 나른한 독자를 “그 자리에서 일어서라”며 깨운다.


다른 이를 도울 때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그의 영혼이 다치게 하지 말자는 배려도 이야기하고, 봉사와 정화의 두 바퀴를 굴려야 카르마도 빨리 정리되며, 동물을 무조건 무시하는 일에 대한 인간의 어리석음을 일깨우며 ‘인간’이란 것의 경계가 어디까지인가를 돌아보게 한다.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데 시간을 보내지 말고 “남의 버릇은 그에게 맡기라”고 하며 “지금은 당신부터 한시 바삐 그 곳에서 벗어나는 것이 시급”하다고 역설한다. 스스로 만드는 올가미에서 벗어날 것, 그리고 세상이 에너지 세상임을 일깨우며 텔레비전 등 대중매체가 주는 부정적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는 상황에서도 벗어나야 함을 말한다.


퇴계선생의 앞선 가르침이 이 시대에 본받아야 할 것임을 역설하는 책의 뒷부분이 인상적이다. 작가는 퇴계 이황을 ‘이자李子’라고 칭하며 주자보다 더 존숭함을 이야기한다. 여성성을 상징할 만한 특유의 섬세함과 올곧은 삶, 그리고 당시 열등한 분야로 여겼던 우주, 기, 실학 등에 관심을 갖고 깊이 연구한 그의 열린 정신, 사단 칠정으로 理氣를 아우르며 꿰뚫어본 점을 내세워 ‘에너지’에 점점 많은 분야의 전문가 또는 대중들이 관심을 갖는 21세기에 맥락이 닿는 학자로 부각시킨다.


책의 끝 페이지를 넘기며, 작가가 말하는 ‘hook’의 의미가 들어온다. 책을 읽어내며 내 안에서 크게 울리던 구절들, 내 가슴을 찔리게 하고 아리게 하는 구절들이 모두 hook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내 안의 정리되지 못한, 정화되지 못한 구석들임을, 모든 것이 우선은 나 자신을 들여야 보는 일에서 시작되어짐을 알게 해주었다. 여행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스스로 서기를 바라는 여행자라면 낼름 선택할 책이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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