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해 보이는 외모와 후줄근한 옷차림의 남자.
하지만 의외의 고학력자이자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대한민국 공인 남성 중 거의 대표적으로 페미니즘을 공공연하게 지지하는 남자.
페미니즘뿐 아니라 퀴어 및 꼰대 문화에 대해서도 자기주장을 펼치는 사람.
이처럼 유병재라는 사람을 수식하는 말들은 참 많다. SNL이라는 TV프로그램에서 그를 처음 본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는 어느새 YG와 계약하고 스탠딩 코미디쇼, 굿즈, 여러 권의 책을 낼 정도로 순식간에 스타가 되었다. TV로는 그를 이미 많이 접했지만, 그가 도대체 어떤 생각과 가치를 가지고 있기에 SNL 작가라는 직업에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NETFLIX를 통해 그의 스탠딩 코미디 쇼를 보았고 그가 가진 가치관과 신념에 대해서 간략하게 엿볼 수 있었지만 스탠딩 코미디쇼의 특성상 자신이 하고 싶고 가지고 있는 이야기 중에 관객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자극성이 높은 소재로만 작업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주제가 계속 빙글빙글 도는 단점이 있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일방적이고 적극적으로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책이라 생각하였고 그렇게 유병재 '작가'의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은 간단한 시들의 모음으로 구성되어있었다. 시집을 자주 읽는 편도 아니고 일회성이 짙은 작품을 옴니버스든 병렬형이든 드르륵 배열해버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최악의 책이었다.) 이 책의 구성을 본 순간부터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서 유병재의 담담한 생각들을 알 수 있어 좋았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시'이기 때문에 오히려 독서의 속도를 유동적으로 조절해준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