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 - 세계문학 5
토마스 하디 / 하서출판사 / 1990년 7월
평점 :
절판


난 비극적인 이야기는 너무 가슴이 아파서 못 읽는다. 테스가 정말 그랬다. 알렉에게 농락당한 것도 물론 그랬지만 사실 에인젤이 더 미웠다. 나중에는 테스에게 다시 돌아오긴 하지만 그가 그렇게 차갑게 떠나버린 후 테스가 얼마나 가혹하게 살아갔는지를 생각하면 정말 에인젤이 밉다. 그는 우유부단하다. 자다가 일어나 강가를 방황하며 테스에 대한 용서냐 떠남이냐에 대해 고민하던 모습은, 처음에는 에인젤도 괴로워하는구나 하고 이해하려는 순간 곧 바뀌었다.

좋은 교육을 받은 양가집 청년이고, 조금은 진보적 성향도 있다고(이 때의 소설속엔 늘 이런 청년들이 하나씩 나오긴 하더구만요) 인정되었던 나의 판단은 테스의 고백을 들으며 굳어져가는 에인젤의 차가운 얼굴을 보며 싹 바뀌었다. 결국 그는..겉만 그랬다. 세세히 따지고 보면 알렉이나 에인젤이나 독같이 나쁘다. 그런 남자들 사이에서 삶을 망친 테스의 불운한 운명은 정말...

테스는 '정의의 심판'으로 사형당하고, 에인젤은 처제의 손을 잡고 언덕을 내려간다. 정말, 어떤 사람의 운명은 늘 이렇게 가혹한 걸까? 인정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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