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키호테의 탈출 - 열화당미술문고 601
모리스 앙리 / 열화당 / 1985년 8월
평점 :
품절


요새의 지식인들에겐 자기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풍자가 일반화된 모양이다.자기의 이름 앙리Henri를 영어식 헨리Henry로 읽히기를 바랬다는 저자 역시 무의미한 풍자속에 파묻혀 스스로 만족하며 인생을 보낸 수많은 그러한 지식인들 중에 하나이리라.

그가 그린 그림들이 풍자하는 메세지는 지독히 기분나쁘게 그의 머릿속에서 스케치되어 태연히 독자에게 동의를 요구한다.우선 그 풍자의 대상이 불쾌감을 준다. 자기를 친 자동차의 창문에 자기 다리를 잘라 던져 깨뜨리고 죽어버리는 <복수>나,남편이 다시 살아나게 되어 눈물을 흘리는 유령여인,식인종 솥안에 들어가 자기의 국물 맛을 보는 탐험가,십자가를 지기가 힘든 나머지 짐꾼을 부르는 예수 등.....그의 풍자에는 반대의견이 허용되지 않은채 꽉 막혀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조차 풍자의 대상으로 몰아버리고 계속하여 저자 자신은 아는 사람만 파악할 수 있는 지적인 풍자들을 계속해 나간다.

풍자는 옛날부터 토론이나 고도 화술의 가지 중 하나로-곧 학문으로서- 대접받아 왔다.우리가 동화로 읽는 이솝 이야기도 사실은 그시대엔 풍자로서 만들어진 것이다.엣날처럼 말잘하고 잘 받아치는 사람이 지식인으로 흔히 여겨졌던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이미 그것은 학문의 하나였고 권위있는 경구들은 그후 수세기에 걸쳐 위대한 작가들이 인용함으로서 여전히 예술 장르 여기저기에 그 영향을 떨치고 있다.

그렇게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풍자들은 의미없는 독설이 아니었다.그들의 풍자에는 다음이 있었다.불만을 말한후에는 그 대안책을 제시해야 하는 것처럼 풍자도 마찬가지이고,그대로 끝나버린다면 그것은 우스운 넋두리에 불과하다. 아쉽게도 대대로 이어질 경구가 되보려 이 책을 썼을 작가의 노력은 쓸데없는 자기 자랑하기로 끝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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