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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i Hendrix - Valleys Of Neptune
지미 헨드릭스 (Jimi Hendrix)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지미 핸드릭스는 전설이다.
이는 뮤지션에게는 무한한 영광인 말이지만
음악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리스너들에겐 일종의 '벽'으로 작용한다.
우리는 수많은 명반을 알고 있다.
Led Zeppelin의 4집, The Beatles의 전설적인 앨범들, The Who의 [Who's Next]
The Velvet Underground의 [Velvet Underground], Pink Floyd의 [Dark Side Of The Moon]등..
하지만 명반이라고 불리우는 60~80년대 옛 시절의 이 앨범들 중
신생 리스너들이 진지하게 찾아서 들은 앨범은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90년대 록씬에서 나온 작품들이야 현 시대와의 괴리감은 조금은 덜하기 때문에
음악을 접하는 데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을진 몰라도, 60년대 음반들을
21세기의 리스너들이 Radiohead와 Soundgarden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집어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명반'의 가치는 시대를 뛰어넘는다고 하지만
명반에 다가가기 위한 시도에 있어서 가장 큰 벽은 '시대'라는 거리감이기 때문이다.
아마 지미핸드릭스의 음악은 수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들어보지 않았음에도'
그저 입으로만 "전설"이라느니 "죽인다"느니 "혁명"이라느니 지껄이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그의 음악을 접함에 있어서 온갖 신적인 수식어를
온전히 배제한 채 다가가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음악을 음악 자체로 듣기는 매우 힘들다.
그리고 근 40여 년 이라는 거리감은 음악을 듣기도 전에 지미 핸드릭스 음악을
제멋대로 '촌스럽다'고 규정짓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 앨범은 '지미 핸드릭스 음악을 글로 들었던' 많은 이들에게 하나의 합리화가 될 음반이다.
들어보지도 못한 채 남들이 '기타의 신'이라기에 덩달아 추앙하는 가식적인 리스너들에게
이번 신보는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지미 핸드릭스 음악을 이제서야 들어봤냐며
구박당할 일이 없다! 그래서 이 앨범은 자신의 음악적 자존심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거장의 음악을 당당하게(!) 지금 들어봤노라고 외칠 수 있다는 앨범이라는 점만으로도
리스너들에게 큰 존재 이유가 될 수 있다.
지미 헨드릭스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의 그 느낌이 생생하다.
내가 지미 헨드릭스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건 1999년 발매된
2장 짜리 Woodstock 라이브 앨범을 통해서였는데, 가장 처음 받았던 느낌은
30년 전의 음악이었음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일렉기타의 소리를 들으며 몽롱한 환각 상태를 경험할 수도 있음을
그제서야 느꼈다. (혹자에서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를 들으면 멀미가 난다는
표현은 결코 '싸이키델릭함'의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진짜다!)
이 앨범은 누군가를 지미 핸드릭스 기타의 환상적인 세계로 안내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글쎄.. 록을 좋아한다면 이 앨범에 거부감을 가질 사람은 얼마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듣고 있는 모든 록음악의 형식을 그가 창조했기 떄문이다.
익숙하면서도 지금 들어도 혁명적이다. 이것이 그가 전설인 이유다.
말로만 떠들어대는 전설이 아니라
이 앨범을 통해 직접 두 귀와 가슴으로 느껴보기 바란다.
참고로 그의 음악들은 3장의 정규 앨범도
물론 훌륭하지만, 라이브 앨범들이 더 죽인다.
무수히 많이 발매된 라이브 앨범 중 그 어떤 앨범을
집어들더라도 환상적인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이 앨범을 듣고, 이 음악이 취향에 맞는다면
라이브 앨범은 그 '호감'에 결정타를 날릴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