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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토 준지의 만화를 스토리로 옮긴 느낌..
스토리 그 자체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미 영화화가 되어 있다고 한다..
1.세븐룸: 어느날 누나와 같혀버린 방. 작은 몸을 이용해서 7개의 방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되고, 매일마다 살해되어 부서져 버리는 걸 알게된다. 이 남매는 과연 어떠한 길을 선택할 것인가?.. 다른 것보다 사이가 나쁜 누나와 동생으로 설정한 것이 더 가슴에 와닿았다. 마지막 누나의 웃음을 잊을 수 없는 진정 섬뜩한 공포...
2.So-Far현실, 환상, 믿음의 경계.. 어느날 아이는 엄마와 아버지 중 하나는 죽었다고 믿기 시작한다. 부모는 서로를 보지 못하지만, 아니는 둘 다를 볼 수 있다.. 단순한 설정이지만, 믿음이 의식을 지배하게 되는 그러한 과정을 가감없이 묘사하는 것이 환상적이라기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3.ZOO: 믿음, 그리고 도피.. 자신이 사랑하던 여인을 죽이고도, 그러한 사실에서 도망치고,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그 상처를 잊는 혹은 더욱더 새기는 남자.. 그에게 남아있는 이미지란 그녀와 같이 갔던 바로 그 ZOO이다. 왜 나는 이러한 설정이 맘에 드는 걸까?-_-
4.양지의 시: 인류의 전염병으로 인한 멸망 이후에 만들어진 사이보그가 겪는 주인과의 교감...죽음과 관계에 대한 갈망을 전혀 모르던 사이보그가 상실의 의미를 깨닫고 인간화되어가는 과정..
5.신의 말: 말하면 이루어지는 재능을 가진 아이.. '에반게리온'의 신지처럼, 그에게도 혼자가 좋은 세상에 대한 유혹이 생긴다. 그리고...
6.카자리와 요코: 빛과 그림자. 어떤 사람은 그림자로밖에 존재할 수 없다. 때로는 그 실체를 닮았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쌍둥이 자매 중 업신여김당하는 언니의 이야기.. 그리고 복수, 혹은 새로운 시작...
7.Closet: 옷장안에 누군가 있다. 시점의 전환이 절묘한 단편..
8.혈액을 찾아라: 풍자라고 하기에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죽음에 이르는 부자와 그의 가족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논리에 오히려 기뻐하게 된다..
9.차가운 숲의 하얀집: 시체로 지은 집.. 시체 아니 인간으로 지은 집.. 인간은 하얗다..
10.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 도쿄대에 비행기를 떨어뜨리려는 4수생.. 그리고, 복수하러 가는 여자와, 편안한 죽음을 팔려는 세일즈맨.. 안개낀 예쁜 아침의 느낌은, 한 사람 이상의 생명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단지.. 그것 뿐이다..
하얀 순수한 공포... 이 작가의 다음 소설이 기대된다. 더군다나 78년생이라니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