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쿠나 호랑이 산하어린이 32
윤태규 지음 / 산하 / 199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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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윤태규 선생님이 엮으신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윤태규 선생님이 창작하고, 옛이야기를 재구성하신 창작집입니다. 윤태규 선생님은 아직도 어린 친구들을 사랑으로 가르치시며 그 일도 힘드실텐데 이런 재미있는 책도 쓰셨네요. 참 부지런한 선생님이신가 봐요. 아이들에게 꿈을 갖게 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신다는 의미겠지만 선생님 자신의 꿈이 없으시다면 또 어떻게 이런 일들을 하시겠어요. 선생님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책은 초등학교 2,3,4학년 어린이들이 읽고 재미와 교훈을 얻기에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 한 편의 이야기의 예를 들어 볼까요? <거꾸로 가는 도마뱀>이라는 불평쟁이 도마뱀 꼬리와 순하고 착한 머리에 관한 야기랍니다.

꼬리는 일마다 머리에게 투정을 부리고 불평을 합니다. 머리 때문에 자기가 더러워졌다고 불평, 머리를 쳐들면 자기가 힘들다고 불평, 머리 때문에 자기가 벌에 쏘였다고 불평, 불평 불평 불평... 그런 불평을 듣자면 정말 귀가 따갑겠죠? 옆에 있으면 딱 한 대 쥐어박아 주었으면 좋겠어요. 안그래요? 급기야 꼬리는 이렇게 떼를 씁니다. '이제부턴 내가 앞장설거야!'

어머어머 말도 안돼. 눈도 코도 입도 없는 꼬리가 어떻게 앞장서서 길을 헤쳐나가겠다는 것인지 정말 기가 막히네요. 하지만 꼬리의 고집은 정말 못말려요. 기어이 머리를 제치고 자기가 앞장을 섰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요? 뻔하지요. 들틈을 헤쳐나가지도 못하고, 엉기적 거리며 다니다 구덩이에나 빠지고,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아무것도 먹지 못해 쫄쫄 굶고. 예전엔 먹잇감에 불과하던 곤충들에게 놀림감이나 되어 물리고 쏘이고.... 꼬리야 자기가 자청한 결과지만 머리가 뭔 고생이래유?

꼬리는 따끔한 벌을 받아야 마땅하겠지요? 결국 하느님께 불려가 벌을 받습니다. 그것도 아주 무서운 벌이었어요. 뭔지 아세요? 잘 들어 보세요. 적이 나타나서 꼬리를 잡으면 몸에서 꼬리만 잘려나가 머리와 몸통을 무사히 도망치게 해 주고 자기만 잡아 먹히는 형벌이예요. 정말 끔찍하죠? 그나마 머리 덕분에 지옥에서 지구로 돌아온 것만도 다행이ㅖ요. 공룡들은 머리와 꼬리가 계속 맞서 다투다가 영영 못돌아오고 멸종되고 말았잖아요.

하느님은 참 엄격하신 분인가봐요. 그러니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함부로 불평불만을 하면 안돼요. 아, 물론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지적을 하고 자기 의견을 말해야죠. 하지만 자기 고집만 내세우고 무작정 우기면 서로에게 피해가 된다는 걸 알아야 해요. 그리고 불평하기 이전에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어요? 어린이 친구들, 방학 동안 이런 좋은 책 많이 읽고 몸과 마음이 더욱 커지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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