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숲 1
신영복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8년 6월
평점 :
합본절판


내가 부러워 하는 사람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첫번째는 노래 잘 하는 사람이다. 노래 잘 하는 사람은 아무 도구 없이 어제 어디서나 그 재주 만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감동시킬 수가 있다. 음치인 나로서는 너무나 부러운 일이다.

두번째는 글 잘 쓰는 사람들이다. 역사와 문화는 그들이 만들어왔다. '칼보다 펜의 힘이 강하다'는 말은 헛된 말이 아니다. 펜을 쥐고 무엇인가를 쓰는 사람들... 참 부럽다.

세번째가 영행을 잘 하는 사람들이다. 자주 하는 사람도 부럽지만 그 보다는 여행을 즐기고 제대로 여행을 할 줄 아는 그런 사람, 정말 부럽다. 우리네 같은 보통 사람은 마음은 늘 여행을 꿈꾸지만 그런 기회가 그리 쉽게 오지 않는다. 그 이유야 제 각각이겠지만...

이책을 쓰신 신영복 선생님은 노래 실력이야 모르겠지만 글 잘 쓰시고, 여행을 잘 하시는 점에서 한껏 부러움과 존경의 시선을 보내고 싶다. 더불어 이런 책을 써 주셔서 직접 가 보지 못한 곳, 평생 가볼 수 없을 지도 모르는 많은 곳을 간접적으로나마 여행에 동참시켜 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작가의 여행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찾아 출항했던 스페인의 어떤 항구로부터 출발한다. 거기서부터 스페인의 로스 카이도스 계곡, 그리스의 마라톤 평원과 파르테논 신전, 이스탄불의 소피아 성당, 인도의 갠지스강과 델리, 네팔의 카투만두 등 우리가 세계사 시간에 들었던 추억의 이름과 장소들을 글로 그림을 그려 보여 준다.

'여행이란 돌아옴입니다. 나 자신으로부터 돌아옴이며 타인에 대한 이해입니다. 정직한 귀향이며 겸손한 만남입니다...' 작가의 말엔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진정 여행을 바로 아는 사람임을 직감적으로 알게 해 준다. 해외로 보신 여행을 가서 나라 망신 시키고, 쇼핑이니 골프니 해서 외화 낭비하고, 그런 여행을 일삼았던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며 20세기의 아픈 과거를 보듬고 다른 세계와 평화롭고 평등하게 만남으로서 그 아픔을 치유할 수 있기를 소망하는 작가의 메지에 귀 기울여 봄이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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