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적 제자도
존 하워드 요더 지음, 존 C. 누겐트.앤디 알렉시스-베이커.브랜슨 L. 팔러 엮음, 홍병 / 죠이선교회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책은 마치 우리 속에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얼음 도끼와 같은 것이어야 한다.” 프란츠 카프카의 말이다. 얼음 도끼 같은 책. 사실 이런 책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급진적 제자도』는 나에게 그런 책의 하나로 꼽힐 것 같다. 더욱이 메노나이드 신학자요 성경적 평화주의 해석자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존 하워드 요더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 이 책에서부터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 같은 요더의 문외한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요더의 여러 에세이들과 설교들을 편집한 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여기진 말라. 그의 메시지는 얼음 도끼 같으니까.

이 책을 편집한 세 명의 편집자는 책 제목에 급진적이란 수식어를 붙인 이유에서부터 설명을 시작한다. 그것은 극우나 극좌와 같은 한쪽에 치우친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그 기원에 있어서의 뿌리곧 그리스도를 나타낸다. 또한 그리스도에 관해 선포하는 메시지의 뿌리에는 십자가와 부활이 있다. 편집자들은 이 책을 통해 십자가와 부활이 그리스도인의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깨닫는 근원적 안목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스도나 부활절에 잠깐 거론되는 십자가와 부활 말고, 날것으로서의 그리스도와 그분이 행하신 십자가와 부활을 대면해보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런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라 한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한 마디로 불편하다. 그리스도께 순응하고자 한다면, 세상에 대해 불순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세상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복음적 부적응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았다. “나의 모든 것을 버리고 그리스도를 좇을 만큼 하나님의 돌보심을 충분히 신뢰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83). 엄중한 부르심 앞에 교계와 교회에서 벌어지는 잡다한 모든 일들이 단순한 말장난뿐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성경이 얼마나 위험한 책인지 아는 자가 제자이다.”

이 책은 거울로 삼아봄 직하다. 가끔 들여다보면 고치고 다듬고 반듯하게 해야 할 부분들이 여럿 보일 것 같다. 또한 요더의 다른 책들로 발돋움하기에 적절하다. 한 마디로 곱씹어봄 직하다. 비록 불편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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