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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인가, 가짜인가! ㅣ 규장 A. W. 토저 마이티 시리즈 2
A. W. 토저 지음, 이용복 옮김 / 규장(규장문화사) / 2004년 9월
평점 :
선입견은 무서운 것이다. 설명하자면 긴 개인적인 이유로 인하여, 토저는 가까이 두고 읽어야 할 작가들의 목록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현대 복음주의 교회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책’이라는 『 크리스처니티 투데이 』의 화려한 칭송과 무수히 많은 광고 포스터를 보면서도 꿋꿋이 읽지 않았다. 덕분에 내 책꽂이에는 이번에 구입한 『 나는 진짜인가, 가짜인가? 』(이하 ‘진짜, 가짜’)를 포함해서 토저의 책은 달랑 두 권이다. 그나마 있던 한 권도 누가 선물해주어서 고이 모셔두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번에 ‘진짜, 가짜’를 읽으면서 선입견 때문에 하마터면 좋은 저자를 잃어버릴 뻔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깨달음이 그 동안 선입견 때문에 잃고 지나갔을 좋은 사람들이 내 인생에서 얼마나 많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번지면서, 늦게나마 좋은 저자를 한 명 더 찾았다는 생각에 조금 위로가 되었다.
저자의 메시지는 힘이 넘친다. 단문으로 구성된 쉬운 문체로 본질을 파고들뿐만 아니라 익숙한 성경의 예는 매우 적절하게 저자의 논지를 강화한다. 예를 들어 사단이 아기 모세를 죽이려 한 사건을 새신자의 성장을 방해하는 사단의 획책으로 비유하거나, 요나와 사도 바울이 만났던 폭풍을 비교하면서 십자가의 고통과 징계를 당함으로 겪는 고통이 고통이란 점에서는 동일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식이다. 저자의 이러한 탁월한 비유는 말씀에 대한 오랜 묵상에서 비롯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인스턴트 기독교에 대해 저자는 매우 강력한 어조로 비판한다. 이들은 결신자를 만들겠다는 열의에 사로잡혀서 세일즈맨들이 사용하는 기법을 사용하는 죄를 범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영접하면 만사형통한다’는 생각을 심어줌으로 진정한 회개 없는 가짜 그리스도인을 양성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것은 사람들을 속이는 것이며 결국 사상자만을 양성한다고 개탄한다. 마치 대차대조표를 만드는 것처럼 진짜와 가짜를 대비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신앙의 결단 앞에 서도록 만드는 저자의 능력이 돋보인다.
저자는 자신을 ‘복음주의적 신비주의자’로 여겼다고 한다. 그러나 신비주의자가 의미하는 바, 영적 신비에 경도된 신앙인의 모습이 저자의 책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는 매우 뛰어난 균형감각으로 진짜 그리스도인이 갖추고 추구해야 할 신앙의 태도를 조목조목 지적해준다. 오히려 자신에게 신비주의적 요소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지, 이성과 지식 그리고 교리의 중요성을 여러 장을 할애하여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하나님을 깊이 추구하길 원했던 저자의 바램은 책 곳곳에서 읽히며 그런 자리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특별히 ‘감정의 성화’라는 새로운 깨달음은 이 책을 통해 얻은 최고의 가치였다.
워렌 위어스비는 저자의 대표작으로 ‘하나님을 추구함’(The Pursuit of God), ‘성령충만한 진짜 크리스천’(The Divine Conquest), 그리고 ‘하나님을 바로 알자’(The Knowledge of the Holy)를 꼽는다. 이 세 권의 책을 읽어 보면, “하나님, 그리스도, 성령님, 교회에 대한 저자의 본질적인 생각과 오늘날 세상을 향한 그리스도인들의 채무”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불행히도 저자의 대표작을 한 권도 읽어보지 못했다. 한 권씩 읽고 음미하는 가운데, 주님을 더욱 깊이 만나길 소원했던 저자의 바램이 고스란히 나의 것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