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문학의 길잡이 1 - 영국문학
영미문학연구회 엮음 / 창비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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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부전공연수를 받던 중 영미문학사에 대한 글을 번역하면서 영미문학에 대한 개괄적이면서 전문적인 개론서가 없을까, 몹시 안타까운 적이 있었다.

이번 영미문학연구회에서 펴낸 <영미문학의 길잡이>는 이런 아쉬움과 걱정을 일시에 해소시켜 준 영미문학사 분야의 위대한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69명의 소장 영문학자들이 6년 동안에 걸쳐 집필한 내용을 여러 차례의 수정과 토론을 거쳐 하나의 완성된 책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우선 각 단원마다 '추천문헌'을 달아 더 자세한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으며, 각 전공자들이 해당 분야를 나누어 집필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전문적 깊이와 평이한 해설을 겸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빼어난 장점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문학사의 흐름과 개관에 치중한 나머지 개별 작품에 대해 정밀히 분석할 수 있는 자료를 싣지 못했다. '노튼 영문학 엔솔로지'처럼 주요 작품에 대해 강독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몇몇 단원(20세기 영문학)에서는 몇 개의 작품이 구체적으로 거론되지만 우리말 번역만 있을 뿐 영문 원본이 없다. 이는 각주로 처리하여 좀더 깊이 있게 공부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둘째, 문학도 당대의 역사와 사회상을 벗어나 설명할 수 없듯이 당대의 문화를 반영하는 적절한 화보나 사진이 없는 것이 몹시 안타깝다. 이는 글의 내용을 보충 설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문학사의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당대의 작품을 강독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독자들에게 각 시대별로 주요 작가의 작품 일부를 선별하여 텍스트로 소개하는 방법도 영문학 이해의 또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이 책이 일반 독자와 영미문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을 위해 씌여졌다면 충분히 그러한 점을 배려했어야만 했다.

끝으로, 권말 부록으로 영국 왕조 계보와 주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연대표가 있었더라면 책을 읽고난 후 독자들이 읽은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텐데 그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 또한 아쉽다.

결론적으로 <영미문학의 길잡이>가 각 시대별 전공자들의 학제간 협력으로 좋은 책을 만들어내게 되었지만 이러한 점을 시급히 보완하여 기왕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으며, 차제에 일반 독자뿐만 아니라 전공자들에게도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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