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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샌디에이고 - 한국과 미국을 바라보는 이방인의 시선
복일경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영어를 공부하면서 외국에 나가서 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잠깐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워낙에 도전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인지라 생각만으로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외국에 나가서 산다는 생각만으로도 뭔가 새로운 세상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심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외국인들과 어울려 사는 삶은 어떨지 궁금한 생각이 들기는 한다. 가끔 이렇게 외국에서의 생활이 궁금할 때, 뭔가 새로운 것을 찾고 싶을 때 나는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 읽고는 한다. 이 책<안녕, 샌디에이고>는 2004년 유학생 남편과 결혼해 처음 미국 땅을 밟은 저자가 한국과 미국에서 삶을 살아가며 이방인의 시선으로 자신이 직접 겪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적어 내려간 글이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성공적인 이민생활과 이방인으로서 직접 겪는 이민생활의 차이는 생각보다 큰 것 같다. 저자 역시 남편을 만나 시작된 외국 생활 초반에는 자신에게 역마살이 있다는 할아버지의 말을 저주로 생각할 만큼 한곳에 정착하여 머물지 못하는 삶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이제는 낯선 환경에 단련되어 더 단단해진 자신과 가족을 발견한다. 이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값싼 집을 보러 다니느라 갱들이 사는 곳에 가보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싸게 물건을 사기 위해 중고물품으로 모든 살림을 장만하고, 어딜 가든 벽이 쳐져 있는 느낌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래도 미국에서만 접할 수 있는 문화, 즉 보다 나은 취업의 기회라든지, 아이들 위주의 교육 환경 등은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문화를 경험함으로 인해 삶의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해 주기도 하니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조건 나쁘고 힘들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 나라의 문화에 대하여 좋고 나쁨을 따질 수는 없지만, 책을 읽는 동안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볼 때 미국이란 나라의 교육 방법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한국처럼 앞만 보고 공부만을 향해 돌전하는 교육이 아닌,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자신의 행동을 책임질 수 있게 하는 책임감을 길러주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학교를 즐겁게 생각하며 학생 시기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부러웠다.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이민을 준비 중인 엄마들, 새로운 곳에 정착하여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은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나 역시도 저자가 두 딸을 키우며 미국에서 겪었던 일들을 읽으며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며 사는 삶은 어떨지 잠시나마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