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용궁 여행 - 2021 경남독서한마당 선정도서, 2021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도서관 어린이인권도서 목록 추천도서, 2021 읽어주기좋은책 선정도서, 2020 문학나눔 선정도서 바람그림책 91
권민조 지음 / 천개의바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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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유튜브에서 바다가 가까운 곳에 사는 주부들이 수시로 아이들과 함께 바다 쓰레기를 줍고 한달간 제로이스트 챌린지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내 생활이 부끄러웠다.

내 아이들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떳떳한 엄마이자 어른이고 싶다. 요즘 트렌드는 남의 시선, 외부의 기준보다 내면의 나, 스스로의 잣대를 따르는 것이다. 이런 트렌드는 따를만한 가치가 있다.

<해녀 할머니의 용궁여행> 속 할머니의 캐릭터가 마음에 쏙 들었다. 두둑한 뱃살에 투박한 표정, 어딘가 고집스러워 보이는 할머니는 바닷속 슈퍼 히어로다.

'자신의 숨' 을 알고 양심을 지키며 바다와 공존해 살아온 세계의 유산, 해녀가 바로 주인공 할머니다. 물질을 하다 우연히 만난 광어와 용궁에 들어가 용왕의 코에 박힌 푸라스틱(플라스틱)을 빼주고, 바닷속 동물들의 명의가 된다. 하지만 해도해도 끝이 없는 플라스틱 제거.

우락부락 거칠어보여도 정이 넘치는 할머니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던 마음이 순간 딱딱해진다. 가속도가 붙어 사라지는 빙하, 산성화가 되는 바다물로 껍질이 얇아지는 갑각류, 플라스틱 쓰레기가 만든 섬까지! 용왕이 실존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손녀의 저녁식사를 챙기러 육지로 돌아가겠다는 할머니를 필사적으로 막아서는 바다 동물들에게 슈퍼 히어로는 공언한다. 육지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바닷속 실태를 밝혀 플라스틱이 없는 바다를 만들겠다고.

용왕보다 더 부리부리한 눈으로 바다에서 호언장담을 하는 할머니의 약속을 돕고 싶다.

분리 수거를 잘하고 재활용을 하는 것보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 상상도 하기 힘든 돈을 쏟아부어 빙하에 덮개를 씌우는 것보다 지구의 기온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조금 덜 시원하고 덜 따뜻하게, 조금은 느리고 불편해지는 생활이 필요하다. 누구보다 번거롭고 귀찮을 것을 싫어하는 나를 위해 할머니의 해녀 수칙을 종종 읽어줘야겠다.

☆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할머니의 캐릭터에 빙의해서 걸쭉한 사투리를 들려주면 웃음보 빵빵 터짐

*위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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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이 있어요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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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잠자리 독서 경험이 제법인지라 아빠는 #요시타케신스케 를 반가워하며 호기롭게 읽기 시작했는데, 이거야 원...내용이 갈수록 불리하다.

어른들의 얌체 행동에 화가 많이 난 주인공이 아빠에게 뚜벅뚜벅 걸어가 조목조목 불만을 쏟아낸다. 어른들의 뛰어난 임기응변 능력을 증명이라도 하듯, 주인공의 아빠는 순발력과 기상천외한 재치로 상황을 모면한다.

딸이 책을 읽는 중간중간 맞장구를 친다. 맞아. 왜 자꾸 일찍 자라고 하고, 빨리 씻으라 하고, 자기 전에 먹지 말라고 하고...근데, 아빠! 여기 아빠가 하는 말이 진짜야? 아닌 것 같은데...

아빠가 결단을 내린다.

오늘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까지 니들 실컷 놀다가 자고싶을 때 자. 뭘 하든 몇시에 자든 진짜 아무말 안할게! 9시 넘어 시끄럽게만 놀지 말기!(너무 파격적이다.)

아이들이 늦게 잠들고, 혼자 책을 뒤적이다 보니 책표지의 불만이 가득 찬 사람들 중 한 명이던 주인공이, 책날개에서 아빠의 걱정을 눈치채고 책의 마지막에 아빠에게 날리는 재치있는 한 마디로 아빠는 딸의 사랑을 진하게 느꼈을 것이라 짐작이다.(부전여전)

앞면지의 불만이 뒷면지에서 해결된 모습으로 그려져 마음 한 켠이 참 따뜻했다. 보통의 아이들이 부모에게 속시원하게 말하지 못하는 불만을 대신해서 말해준 작가에게 고맙다고 해야겠다. 그림책이 아이들과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해주듯 가족의 불만과 속마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위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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