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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ㅣ 네버랜드 클래식 48
모리스 마테를링크 지음, 허버트 포즈 그림, 김주경 옮김 / 시공주니어 / 2015년 6월
평점 :
"당신의 파랑새는 무엇입니까?"
"지금 당신의 새 장 속에 넣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새 장에 들어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1906년 희곡으로 출간된 작품 #파랑새 를 통해 저자 #모리스마테를링크 는 #노벨문학상 을 받았다. 이쯤하면 <파랑새>의 영향력과 위상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너무나 간단하고 쉬운 작품이라고 비난했고, 다른 누군가는 인간이 평생에 걸쳐 탐구해야할 철학서 한 권을 담아놓았다 칭송했다. 작가가 내놓은 작품을 선택해서 읽고 감상하는 것은 독자 개개인의 몫이니 누가 옳다고 편들기는 쉽지 않다. 다만, 작품이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는 점은 이 작품을 읽어볼 가치가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책벗님이 "황홀해요. 지금까지 읽어본 아동문학 중에 이렇게 황홀한 동화는 처음이에요." 라고 한 문장으로 감상평을 전했다. 그 감동의 정체가 궁금했다.
책을 열면 작품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소개된 작가이력, 작품 속 공간과 주인공을 포함한 다양한 등장인물과 그들의 의상을 만난다. 이것만으로도 상상력을 장착한 몰입의 부스터는 충분하다.
눈으로 글자를 쫓고 있을 뿐인데 눈앞에는 연극무대가 펼쳐지고 한껏 기량을 뽐내는 배우들이 무대를 활보한다. 막과 막 사이 적절히 들어간 삽화로 상상 속 서사는 더욱 섬세하게 윤곽을 잡아간다. 긴장감과 두려움 사이에 웃음을 유발하는 위트가, 설렘과 기쁨 사이에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한 마디가 울림을 준다. 감동을 주는 문장, 뇌리에 박히는 단어, 잊고 싶지않은 장면에 '그렇지. 맞아 그거였어.'라는 추임새가 손끝에 닿고, 어느 새 책 모서리를 접고 형광펜으로 흔적을 남긴다.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듯이, 집에서 흘러넘치는 행복 중에 가장 중요한 건강하게 지내는 행복, 맑은 공기의 행복, 부모를 사랑하는 행복, 숲의 행복, 햇빛이 비치는 시간의 행복, 해 질녁의 행복, 정의의 기쁨, 선하게 사는 기쁨, 일을 마칠 때의 기쁨, 사랑하는 기쁨, 아름다운 것을 보는 기쁨, 깨달음의 기쁨, 생각하는 기쁨...그리고 모든 기쁨이 우러러보는 모성애.
열거한 단어들로도 더 이상의 설명이나 감상이 필요없지 않을까? 100여년 전 #소확행 을 예견했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희곡동화는 햇빛이 드는 양지만을 그리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늘 진 음지 역시 만날 수 있는 입체적인 작품이다.
다만, 남자아이인 틸틸의 비중이 크다는 점, 아이들에 대한 자연스러운 학대(?), 운명론적 서사가 아쉬웠다. 어쩌랴 작가가 살았던 그 시대 그러했고, 그의 사상과 성향이 그랬을 뿐이니...그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인 것을... (꼭 읽어보시라 강추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