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요? - 2024 글로벌 혼북상 대상 수상작 작은 곰자리 76
시드니 스미스 지음,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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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찬찬히 음미하며 입안 가득 퍼지는 감동
잠자리에 누워 두 아이와 함께 보며 온몸으로 번지는 감동

시드니스미스의 작품은 내머리가 하얗게 새어서도 한장 한장 넘겨가며 과거가 될 지금의 감동을 안겨주고, 미래가 될 그때의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이건 그냥 알게되는 직감이다.

잠자리에 든 엄마와 아이가 나누는 평범한 대화는
가족 나들이, 두발 자전거 배우기, 천둥번개와 정전, 낯선 곳으로의 여행...그리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런데
그들의 시선이 머물러 있는 곳에 뒤죽박죽 놓인 이삿짐들!!!
아이들과 함께 페이지를 이리저리 넘겨가며 이야기가 담긴 물건을 찾아본다. 추억 속 배경처럼 놓여있던 사물도 찾는다.
"아~!" "여기,여기!"를 외쳐가며 서사를 그림을 맥락을 감동을 함께 공유한다.

물건 하나 하나가 과거의 기억을 불러오고, 두 화자의 시선은 미묘하게 다른 듯 섬세하게 닮은 당시를 회상한다. 지나간 시간이 켜켜이 쌓여 그들만의 추억이 되고, 다시 차곡차곡 삶을 놓아 그들만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림을 보며 독자는 화자의 위치에 서게 된다. 그 때의 그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받는 이 따스하고 아련한 느낌에 감탄이 절로 난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곁에 있는 사람과 시간과 기억과 추억과 삶을 쌓고있다. 얼마나 벅차고 감동적인지! 눈 앞에 놓인 사소한 잡동사니 하나하나가 내 인생의 일부를 담아놓은 것 같이 느껴진다.

조용히 그림을 느낀 후 불을 끈다.
"기억나니? 자기 전에 책 읽어준다고 스탠드를 켰잖아."
"너무 환해서 그림책은 더 잘 보이고 잠이 달아났잖아요."
까르르르~
"기억나요? 엄마가 ......"
종알종알...

잠이 들기 전 한참을 재잘대다가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
마치 시드니 스미스와 그의 엄마처럼...
어른이 된 후 겪는 어떤 상처들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약으로 삼는 듯 하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지금 우리의 시간이 나에게 그리고 두 딸에게 위안이자 위로이자 보약처럼 든든할 수 있기를...

이 책,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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