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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베어
해나 골드 지음, 레비 핀폴드 그림, 이민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평점 :
#라스트베어 에서 만난 인간과 동물의 우정과 사랑이 아릿하다. 낯선 세계의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 교감하고, 진심을 다해 소통하는 모습에 마음에 진동이 일었다. 거대한 우주 속 먼지처럼 작디 작은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것은 생명공동체다.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라면 우리에게는 식물, 동물을 포함한 자연을 지키고 보호해야할 권리와 의무도 있는 것이 아닌가.
#에이프릴 은 찬란한 생명이 충만한 계절을 품은 달처럼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지녔다. 주인공은 북극곰이 사라졌다는 베어 아일랜드에서 운명처럼 마지막 북극곰을 만난다. 그와 교감하며 슬픔과 아픔을 나누고, 어린 아이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어려움을 무릅쓴다. 그리고 마침내 북극곰, 마땅히 누려야하는 그들의 세계, 삶의 터전을 선물한다.
역자는 '되돌려준다' , '찾아준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이미 인간들에게 훼손된 자연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서 작고 왜소한 열살 남짓의 여자아이는 목숨을 걸고 얼음처럼 차갑고 칼처럼 날선 폭풍우에 맞서 북극곰이 살 수 있는 곳을 향했다. 현재의 문제와 현상을 연구만 하는 아빠, 현재의 생계만 중시하는 선장, 안락한 행복을 바라는 할머니, 그 누구도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가 살고있는 현실, 살아갈 세상을 바라보고 함께 행동하는 어른은 없었다. 에이프릴과 곰이 탄 작은 배가 거친 북극 바다로 나아갈 때, 미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라스트베어 가 인간과 교감하는 마지막 동물이 아니기를 바란다. 에이프릴이 동물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지막 인간이 아니기를 바란다. 북극곰에게 인간의 기준으로 이름을 짓지않겠다는 마음, 그 존재 자체와 그들의 세계를 그대로 존중하는 마음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란다.
비스켓을 먹는 곰, 서로 마주보며 표효하는 곰과 에이프릴, 둘이 하나가 되어 질주하는 모습, 땅에 엎드려 지구의 소리를 듣는 두 생명체, 집어삼킬 것 같은 거대한 바다에 표류하는 작은 배, 그리고 헤어지며 사랑을 전하는 둘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흑백의 삽화가 이렇게 생동감있게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 새삼 놀랍다.
만개하던 벚꽃이 지고 푸른 색이 가득차는 봄, 꿀벌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구에 인간과 함께 사는 생명들이 다채로운 색깔로 존재하기를 기도한다.
*** 위 도서는 창비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