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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도 춤을 추어요 ㅣ 알맹이 그림책 58
힐데 헤이더크 후트 지음, 김서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2년 1월
평점 :
#돌맹이도춤을추어요 의 저자 힐데 헤이더크 후트는 1929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태생이다. 회화, 그래픽, 교육학을 공부했고 1961년 첫 그림책 <햇빛이 비칠 때>로 독일 아동문학상 후보가 되었다. 이후 수많은 책을 펴냈고, 수많은 상을 받았다고 한다. 작가의 나이를 가늠해보며 '이야기는 영원하다'라는 말을 되새긴다.
한국에는 이미 2000년에 소개된 바가 있으나 2022년 바람의아이들 출판사와 김서정 번역가를 통해 재출간되었다. 그림책과 어린이책을 꾸준히 보아왔던 독자들이 찾는 작품성 높은 그림책이다.
누군가 돌멩이를 이리저리 놓으며 놀았구나. 아마도 어린 아이겠지.
돌멩이가 세상 사람들, 그들의 관계인가? 모두 함께이기도, 외톨이처럼 혼자 떨어지기도, 부러운 모습에 주눅이 들기도 한다. 섞이고 싶기도 홀로 있고 싶기도, 내멋에 바위처럼 자신만만하다가 모래알처럼 작아지기도 하는 내 모습이 보인다.
아이가 돌멩이를 이리저리 놓으며 웅얼웅얼 혼잣말로 이야기를 만든다. 홀로 있는 외롭도 쓸쓸한 돌멩이, 주위에는 시끌시끌하게 함께 노는 돌멩이들, 나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힘세고 근사한 대상에 더욱 작아지는 마음을 추스르고 싶다. 누군가 마음이 통하는 상대와 춤을 추고, 여기저기 섞여 놀며 외로움도 서늘한 마음을 달래본다. 해질녘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다시 혼자인 아이가 놓은 돌멩이 곁에 누군가 마법 돌멩이 하나를 놓아준다.
이래서 따뜻한 느낌이었나. 작품 속 돌멩이는 어느 것 하나 모나지 않고 둥글다. 일부러 찾은 모난 돌멩이를 놓고 사진을 찍어보지만, 작품 안에서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도록 뾰족한 곳을 감출 것만 같다. 아이의 바람과 손 안의 온기로 모서리가 조금씩 녹아버리면 좋겠다. 혼자 노는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누군가가 건네는 돌멩이가 마법이 되어 더이상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림책 <파도가 차르르> 에서 자신의 세계에 빠진 아이를 그려낸 할머니처럼, 이수지 작가의 <파도야 놀자> 에서 아이가 자연을 만끽하는 모습을 몇 걸음 뒤에서 지켜보는 엄마처럼, 작가는 그런 시선이지 않았을지. 그리고 아이에게 곁에 누군가 있단다는 마법을 전해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책 위에 슬그머니 돌을 얹어놓았다. 아이들이 외할머니가 예쁘다며 골라온 돌은 만지고 책을 보며 마법에 빠졌으면 좋겠다.
*** 위 책은 바람의아이들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