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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까 ㅣ 올리 그림책 10
오은영 지음 / 올리 / 2021년 10월
평점 :
8세 딸의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나와 딸은 내 친구와 9세의 언니를 만났다. 한산하고 넓은 카페에서 들락날락 놀던 두 아이는 땀을 식힐겸 준비해온 노트에 주어진 모양으로 그림 그리기를 했다.
예를 들면, 백지 위에 동그라미 1개가 있다면 태양, 꽃, 피자, 곰, 지구, 자동차 등 연상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집으로 갈 준비를 마치고 그림을 그린 종이를 보여달라니 고이고이 접어 가방에 쏙 넣어버린다.
'뭔가 만족스럽지 않은 모양이군.' 짐작했다. 알고보니 딸은 세모 모양으로 여우를 그렸고, 한 살이 많은 언니는 셔츠를 그려놓았다. 딸은 왜 자신의 그림을 숨겼을까? 언니의 상상력과 표현이 부러웠을까? 자신의 그림이 틀렸다고 생각했던걸까?
#오은영 작가의 #보니까 는 서울와우북페스티벌과 네이버 그라폴리오에서 주최한 ‘2020 상상만발 책그림전’ 당선작이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상대적개념 을 기발한 그림과 쉬운 글로 풀어냈다.
나는 이렇지만 그 사람은 저렇지.
나는 이게 좋지만 그 애는 저게 좋대.
내 기준엔 절대로 안되지만 저 사람에겐 흔한 일이야.
살다보니 누가 전적으로 옳기만 그르기만 하지는 않다.
'그럴 수도 있지' 사실,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이니까.
모두 달라요. 그러니 존중해야 해요.
라는 틀에 박힌 말보다, 같은 모양이라도 이렇게 저렇게 달라질 수 있고 그래서 요롷게 조롷게 재밌고 즐겁다. 그러니 모두 소중하고 멋지다. 아이들이 직접 놀이를 하듯 접한다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5세의 딸아이와 #숨은그림찾기 를 하듯 그림책을 바로 보다가 세로로 보다가 거꾸로 돌려보다가를 수차례 반복했다.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는 순간, 탄성을 지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신이 났다. 그 후로 아이들과 구름을 더 자주 찾아본다. 이건 찌그러진 하트, 저건 숨어있는 하마, 노을에 비친 구름은 고백을 받아 부끄러운 것이란다. 뭐든 옳다. 너희의 상상력과 즐거움이 더해진 것이라면!
*** 위 책은 올리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