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여우 꼬리 1 - 으스스 미션 캠프 위풍당당 여우 꼬리 1
손원평 지음, 만물상 그림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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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거 비밀인데 아빠한테는 말하지마. 있잖아 ......"

사소한 것 하나라도 보여주고 세심하게 인정받고 싶어하던 아이의 입에서 #비밀 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한다. 나만의 세상 만들기 즉, 독립된 개체로서의 성장을 시작했다는 의미가 아닐까?

요즘 11살 초등학교 4학년이면 보통 사춘기라 인식한다. 나의 정체성을 찾아 부모의 울타리를 넘어서는 시도를 하기에 심신이 모두 혼란스러운 때이다. 자연스럽게 비밀도 많아질테다.

소설 #아몬드 에서 담담하면서 충격적이고 예리하게 픽션 속에 현실을 그려넣었던 손원평 작가가 성장 소설을 펴냈다. 그것도 시리즈! 첫번째 이야기에 환호하는 독자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시리즈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기에, 시리즈 성장소설을 기획한 작가에게 내심 기대를 걸어본다.

주인공 단미는 11살에 생각지 못했던자신의 정체성을 마주하게 된다. #구미호 인 엄마가 자신과 다르기를 바라며 지어준 이름 '끊을 단(斷)'과 '꼬리 미(尾)'는 대개 그렇듯 부모의 바람에 그쳐버린 것이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꼬리 하나! 부끄럽고 당황스럽고 인정하기 싫은 나의 모습! 미쳐 깨닫지 못했던 내면의 자아를 처음 인식하게 되었을 때 느끼는 당혹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하다. 구미호에게 꼬리를 떼어낼 수 없듯 거부하던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주인공은 겨우 11살이 아닌가...)

그러나 다행히 곁에는 친구들이 있다. 비슷한 시기를 겪으며 고민하고 방황하는 동지들. 서로 다르기에 충돌하지만, 비슷한 처지이기에 위로와 격려를 나누며 서로에게 멈추지 않은 성장의 동력이 되어준다. 친구의 모습을 통해 나를 돌아보게도 되니까...

미스터리하고 으스스한 분위기의 학교 축제, 한 팀이 되어 함께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고 인정받지 못하는 미션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단미를 포함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다채롭고 현실적이다. 따라서 비슷한 시기를 겪는 독자라면 인물 각각의 내면 갈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구미호, 어둑서니(옛이야기 속에서 불안, 부정, 겁 등을 먹고 자라나는 것), 미스터리, 비밀은 아이들이 반색하는 재료다. 이에 우정과 갈등, 자아 정체성을 더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작가는 다음 이야기에 어떤 재료를 넣을까 궁금해진다.

***위 책은 창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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