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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의 비밀 ㅣ 창비 노랫말 그림책
루시드 폴 지음, 김동수 그림 / 창비 / 2021년 10월
평점 :
오이, 당근, 사과, 고구마, 고기, 치즈
친정에서 근 12년을 살았던 복실이가 정말 좋아하던 간식들이다. 아삭아삭...샥샥샥...
손바닥을 보이며 "발!" 하고 말하면 앞발을 번갈아 주었더랬다. "앉아!"하면 엉덩이를 내리고 반짝거리는 눈으로 내 얼굴을 바라봤다. "자, 이제 줄 차례입니다~" 라고 말하듯.^^ "기다려!"하면 알아듣는 듯 다음 말을 기다릴 줄도 알았다. 꼭 자기 자리로 물고가 먹던 깔끔떨던 녀석
하얀 털에 말똥말똥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구슬퍼 보이는 눈빛, 사람이 너무 좋아서 꼬리가 떨어져라 흔들고, 비었던 집에 가족이 들어서면 흥분한 나머지 쉬야까지 보이던 사랑이 많던 녀석
밝고 편안한 선율과 루시드폴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루시드폴의 반려견 문수의 속내를 맑고 자연스럽게 노래한다. #문수의비밀 그림책을 보면서 노래를 듣자하니 짧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도, 문수의 하루를 몰래 훔쳐보는 듯도 하다.
사실, 문수는 티비를 보고, 메신저도 하고, 글도 읽을 줄 안다. 아빠와 같은 언어를 하지 못할 뿐 보통의 아이와 다를 바가 없다. 할 수 있는 것도, 하고싶은 것도 많지만 아빠만의 사랑방식을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 다만, 모든 생명이 그러하듯 사랑하는 대상이 나타날 때까지라고 당차게 못박는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아빠랑 함께 걸으면 너무 좋아.
하지만 여자친구 생길 때까지
아빠가 좋아."
#학교가는날 을 보고 홀딱 반해 찾아본 #감기걸린날 도 너무 좋았던 #김동수 작가님의 그림이 문수의 비밀을 찰떡처럼 묘사해주셨다. 그래서 노래를 들으며 책장을 넘기기가 얼마나 즐겁던지...
반려견에게 애정과 관심을 듬뿍 쏟는 책벗님과 꼭 같이 보고 싶었다. 휑한 집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있을 복실이가 걱정되 하룻밤이 넘어가는 여행은 절대 싫다시던 엄마. 실은 이렇게 잘 지내고 있었다고 말해드리면 지난 후회가 좀 덜하실까. 책벗님께도 실은 사랑하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미안해하는 마음은 덜어보시라고, 함께 하는 시간에 더 많이 행복하시라고 말해드리고 싶었나보다.
외갓집에 가면 작년 12월에 곁을 떠난 녀석을 아직도 생각하는 두 딸, 남은 야채를 봐도 목욕탕에 치우지 못한 복실이의 샴푸를 볼 때마다 마음 한 켠이 시큰할 엄마와 함께 노래를 들으며 그림책을 봐야겠다.
복실아, 실은 너... 티비도 보고 속으로 야식 먹는 나 욕도 하고 그랬니? ...있을 때 더 자주 쓰다듬을껄 그랬다. 보고싶네♡
***위 책은 창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 반려견 또는 반려동물 키우시거나 생각이 있으신가요? 실은, 생김새와 언어, 표현방식이 다를 뿐 사랑을 좋아하는 생명이에요.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 가수 루시드폴이 참여한 그림책도 여러권입니다. 김동수 작가님의 그림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분의 작품도 찾아 보세요. 결..을 발견하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