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답답이와 도깨비 ㅣ 얘기줌치 4
하수정 지음 / 이야기꽃 / 2021년 9월
평점 :
"단발머리 여자 도깨비가 빨간 운동화를 신었네? 여자 도깨비도 처음이고, 운동화도 처음인데? 답답이는 양말이 짝짝이네!"
(아이들의 눈썰미는 탁월하다!)
이제, 내가 읽어줄 차례.
경상도 사투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글에 행여나 이해가 안될까 부연설명을 시작했다.
"엄마, 그냥 사투리로 읽어. 다 알아들어"
(아차차! 어른의 쓸데없는 오지랖;;)
답답이는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아이들을 대변한다. 반면에 타인(사회)의 기준을 아이에게 들이미는 부모,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부정한 행위를 일삼는 주막 부부는 은연중에 마주치는 낯 뜨거운 어른의 모습이다.
답답이는 느리다. 하지만 자신만의 세상에서는 불편하지 않다. 그저, 배우고 익혀야할 것이 많은, 변화가 많고 빠른 세상에 익숙한 부모만 애가 탈 뿐이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그렇듯, 아직 어린 아이가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면 더욱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여자, 단발머리, 빨간 운동화로 그려진 도깨비는 예외적인 캐릭터다. 옛날이라 일컬어지는 사회를 배경으로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도깨비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미지다.
알고보니, 답답이는 농사도 잘 짓고, 동물을 사랑하고 잘 키우며, 나무로 만들기도 잘한다. 거기다 솔직하고 버선을 짝짝이로 신을만큼 개성도 있다.
"넌 좋아하는게 뭐니?"
라고 물을 줄 아는 관심과 배려,
"나랑 1년만 살자!"
고 표현할 줄 아는 당당함,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고 반성하도록 기회를 만드는 기획력,
결코 무섭게 협박하지 않는 친근함과 사교성,
몸을 쓰는 도깨비 주문의 신선함까지!!
전과는 전혀다른 매력이 철철 넘치는 도깨비다.
그래서,예외적인 두 인물 vs 어른들
결론이 어떻게 그려졌을지는...직접 보는게 답이다.
그림과 글, 캐릭터와 이야기 곳곳에 질문이 동동동 떠다닌다.
어른인 내가 보고 감상하는 것을 아이들은 어떻게 느낄까? 아마 나보다 더욱 풍부한 이야기를 마음에 간직할테지.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을 만드는 이야기꽃 출판사 그리고 근사한 작품에 찰떡처럼 질문과 생각할 거리를 곳곳에 잘 포섭해놓은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야기꽃 응원단으로 참여해서 싸인까지 받으니 더욱 애정이 넘치는 그림책이다
#답답이와도깨비 #하수정작가 #이야기꽃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