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살아 있다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79
은미향 지음 / 북극곰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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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 8세 딸은 혼자서 연거푸 몇 번씩이나 #숲은살아있다를 보았다. 도대체 그림책 속 무엇이 아이의 마음을 끌어당겼을까?

#은미향 작가는 제주도 숲에서 환상적인 #달걀버섯을 만났다. 처음 땅속을 뚫고 나온 희고 둥그스름한 어린 버섯이 달걀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버섯의 포자는 바람을 타고 바다 건너 숲으로 날아간다. 어떤 홀씨는 물고기의 먹이가 된다. 또 어떤 홀씨는 길거리에 떨어져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땅 위에서 먼지가 되기도 한다. 잘 버텨오던 어떤 홀씨는 바다에 떨어지고 만다. 지친 홀씨들이 겨우 숲에 자리를 잡지만 또 다른 위험들로 온전한 버섯이 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숲에는 달걀버섯이 꽃처럼 피었다.

숲에서부터 달걀버섯 포자의 여정을 함께하며 시선을 인도하는 존재가 있다. 화려한 버섯과 대비되는 까만 색, 숲이라는 배경 속에 묻혀 존재감이 크지 않은 까마귀다. 시종일관 포자를 지켜주려 안간힘을 쓴다.

작가는 버섯 생태를 연구하는 남편 #류천인 박사 그리고 세 아이들과 함께 한 아름다운 추억을 작품으로 남겼다. 또한 숲과 달걀버섯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섭리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나의 여덟 살 딸도 직감적으로 느꼈을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묻자, 한참을 망설였다. 달걀버섯을 지키려고 뱀을 공격하는 까마귀의 모습이 담긴 장면을 꼽았다.

어쩌면, 딸은 달걀버섯의 포자에서 자신을 만난 것은 아닐까? 누군가의 딸이 아닌 ‘나’로 성장하려는 순간 말이다.
‘미미한 존재일지 모르지만 이러저러한 어려움을 겪더라도 결국 내 모습을 갖출 것이다. 그걸 지키고 싶다.’
요즘 순간순간 마주하는 부쩍 자란 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위 책은 북극곰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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