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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섬은 고양이다
전미화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평점 :
그야말로 강렬하다!
배경과 조명을 잘 조절한 뒤 걸어놓고 한참을 보고싶은 그림이다.
마치 정글에서 사냥감을 노리고 있는 한 마리의 퓨마를 보는 듯하다. 펄떡이는 야생성, 본능이 느껴진다.
섬섬옥수.
인간이 고양이를 처음 만난 날 떠올린 말이다. 작고 여린 발이 따뜻했다.
: 아주 작았을 반려묘와의 첫 만남이 그려진다. 그렇게 고양이에게 반했을 것이다. 궁금했던 '섬섬'이라는 이름의 의미가 해결됐다. #전미화 작가의 생각과 의지가 느껴졌다. '주인'이 아닌 '인간'이라고 표현하며, 고양이와 인간은 동등한 개체로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섬섬이 죽을 고비를 넘기던 날, 인간은 섬섬의 무게를 느꼈다.
: 어느 새 인간은 '섬섬'을 사랑하게 되었다.
쉴 새없이 바깥생활을 하던 섬섬이 다른 고양이와 싸워 크게 다치고 온 날, 인간은 불안했다.
"섬섬아, 수술을 할까? 그러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대. 하지만... 그걸 내가 결정해도 되는 걸까?"
: 섬섬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과 자유의지를 존중하는 것, 어떤 선택이 진정한 사랑일까?
기지개를 켜고 마당 문을 뛰어넘는 섬섬의 모습이 당당하다. 아름답다.
: 결국 인간은 섬섬의 의지를 존중한다. 마지막 장면 속 거침없고 단단한 모습의 섬섬은 맹수와 흡사하다. 인간은 허전했지만 행복했을 것이다. 섬섬은 든든하고 살맛나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이 작품을 여러번 천천히 들여다보며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반려묘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다른 존재와 함께 산다면, 마땅히 해야하는 질문과 고민을 말하고 있다. 내게는 나의 아이들이, 내 부모에게 내가, 자신이 스스로에게 '섬섬'이 되고, 어떻게 '섬섬'을 사랑하고 있는지 되짚어 보기도 했다.
'한 마리 고양이로서 살아갔을 섬섬에게'
#전미화 작가는 뒷면지에 헌사를 남겼다.
'섬섬'은 헌사에 함께 그려진 모습을 마지막으로 돌아오지 않았던 모양이다. 앞면지의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어쩌면 지금은 이 세상에 없을지도...안타깝다.
그러나 원없이 고양이로서 살았다면, 인간은 모르는 그만의 행복을 충분히 누렸을 것이라 생각한다. 표지에서 만난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위 책은 창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