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의 새 구두 알맹이 그림책 56
최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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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의새구두 안에서 어린 시절의 아버지를 만났다. 지금도 ‘수제’ 물건의 값은 비싸다. 시간과 정성의 값어치가 더해진 탓이다.(비싼 인건비 탓이라 가볍게 말하기엔 아쉬운 경우도 많다.)
주변에 많은 양복점 중에 아버지를 신뢰하고 찾아온 손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애쓰셨던 모습을 기억한다. 때로는 트집을 잡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도, 돈을 떼어먹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버지는 소신을 지키셨다.
자영업이란 나의 컨디션은 배제하고 고객을 대하는 일, 신뢰를 쌓아 기쁨을 만드는 일이라고 하셨다.
아버지는 상대방의 신뢰와 ‘기다리는’ 마음을 존중하셨다.

주인공 여름이는 우연히 수제화 가게를 발견하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구두가 갖고 싶어한다. 딸의 마음을 알아주는 부모, 무심해 보이지만 어린이를 고객으로서 존중하는 수제화 가게주인을 통해 여름이는 ‘기다림’을 배운다. 만만하게 생각했던 열흘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긴지, 그 뒤에 고대하던 순간을 마주하는 것은 어떤 감정인지 체득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여름이가 새 구두를 신고 주먹을 꼭 쥔채 왼팔과 왼다리를 들며 걸어가는 장면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아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표정은 얼마나 자상하고 따뜻한지...마음에 여운이 깊이 남는다.

아이들을 바라보고 대하는 내 마음에 ‘기다림’을 넣어본다. 아이들에게 기다림을 가르쳐주고 싶다면, 나를 먼저 돌아봐야 하니까...
길었던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 가족이 기다리던 시원한 가을이 오고 있다. 고대했으니 이제 마음껏 즐길 일만 남았다.

***위 책은 바람의아이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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