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흔들려도 매일 우아하게 - 모멸에 품위로 응수하는 책읽기
곽아람 지음, 우지현 그림 / 이봄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곽아람 작가의 인생과 글이 얄밉고 샘났다. 그런데 책은 인덱스로 떡칠을 해놨다.
같은 성별, 비슷한 나이, 책을 좋아한다는 취향 말고는 작가와 닮은 점을 도통 찾을 수가 없다. 대부분 농사를 짓던 고향, 안정적인 가정형편에 몰두하느라 자식을 살갑게 챙기지 못한 부모님, 20대 주요 활동반경은 중국, 현재는 기혼자에 경력단절의 전업주부, 학창시절 책에 빠질뻔하다 살아나 데면데면 지내다 책과 화해한지 몇 년되지 않았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인생에 저마다의 행복과 고충이 있겠지만, '삶'이라는 길을 걸으며 멈칫멈칫 망설이고 걱정하는 순간은 크게 다르지 않은가보다. 나와 전혀 다른 누군가도 같은 고민과 생각을 한다는 위로는 책에서 얻을 수 있는 큰 기쁨 중 하나다.

작가가 읽었던 수많은 책들 중에 삶의 통찰을 얻게해 준 귀한 20권, 20명의 여성을 만났다. 읽어보지 못한 작품, 공감할 수 없는 캐릭터도 있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신지식 선생 #전혜린 작가 #아스트리드린드그렌 작가와 작품 그리고 곽아람 자신의 이야기는 통째로 표시를 해두었다. 영화같은 인연과 진한 우정 그리고 애틋한 그리움, 중년이라 일컫는 연령대를 맞으며 생기는 고민, 요즘 푹 빠진 작가와 인간의 본성인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눈물이 핑, 한숨이 포옥, 읽다말고 하늘을 찾는 나의 눈과 마음이 글을 읽는 나를 대변했다.

기자라는 작가의 직업적 특성상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시선, 냉철한 판단력과 날쌘 추진력이 어딘가에 흔적을 남겼을텐데, 오히려 글은 매우 따뜻하게 느껴졌다. 마치 일이라는 전쟁터를 벗어나 자신의 쉼터에서 긴장을 풀고 안도의 숨을 고르는 모습처럼 말이다. 그녀도 나도 당신도 저마다의 전쟁터에서 매일 흔들린다. 안식처에 돌아오면 나만의 방식으로 어질러진 마음을 추스리고 털어 세운다. 그러면서 단단하고 견고하게 성장한다.(이것을 '우아' 하다고, 품위를 지키는 바탕이라고 생각한다.) 곽아람 작가는 책과 등장인물과 작가로부터 위로와 힘을 얻었다. (아! 이점이 비슷하구나!) 그리고 꽤 효과가 좋다고 독자에게 건넨다. "잘 받았어요. 고마워요."라고 말해본다.

* 위 책은 이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