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 파도 / 1989년 7월
평점 :
품절


초등학교 2학년때인가... 이책을 읽었었다. 정말 오래전일이다.지금은 아마 너무 오래되어서 출판되지 않는 것 같은데 그때 내가 읽은 책은 분명히 파도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엄마가 사오신 그 책을 보고 제목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또 우리나라 동화겠거니 했는데 일본 소설이어서 놀랬던 기억도 난다. 아마도 <우동 한 그릇>이라는 책이 내가 접해본 최초의 일본 문화가 아니었던가 싶다.

사실 나는 그 당시 이 책을 읽고서 그다지 큰 감동을 느끼지는 못했었다. 상당히 많은 독서를 했었던 나는 <우동 한그릇>의 엄마와 두아들의 이야기보다 훨씬 슬프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읽었었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어려운 환경에서 꿋꿋하게 잘 이겨내는 소년이나 소녀를 주인공으로 삼은 동화라든가, 소년소녀가장의 수필로 엮어진 혼자도는 바람개비류의 책을 꽤 많이 읽고 난 후였던거 같다.

세 모자가 시킨 한 그릇의 우동의 의미, 그리고 마음씨좋은 주인이 덤으로 넣어준 사리 반개의 감동을 이제서야 느낄수 있을 것 같다. 사람사이의 따뜻한 감정, 그 훈훈함을 어린 시절에는 느끼지 못했었는데 다시 한번 그 소설을 음미해보면 그것이 가슴으로 느껴진다. 한그릇을 더 내주자는 여주인과, 그렇게 하면 오히려 마음을 다치게 할 것이라며 곱배기를 내어주는 무뚝뚝하지만 가슴은 따뜻한 주인, 그리고 다먹고 가게문을 나서던 그들에게 새해복 많이 받으라고 외치던 소리, 몇 년이 지나도록 그들 모자가 앉았던 자리에 놓여있던 예약석이라는 표시...

몇년이 지나서 다 자란 훌룡한 청년들이 되어서 그 우동집을 찾은 그들이 시킨 우동 세그릇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이었을 것이다. 요즘처럼 사람의 마음이 쌀쌀해지기 쉬운 계절에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책장에서 다 낡아버렸을 그 책을 꺼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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