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프랭클의 심리의 발견 -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심리학 강의
빅터 프랭클 지음, 강윤영 옮김, 이시형 감수 / 청아출판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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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사랑 아님

 

     사랑이 무엇이냐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사랑이 아닌지를 먼저 밝히는 것이 빠른 길입니다.     유행가 작사가들의 시각으로는 모든 게 사랑입니다. 하지만 판단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방금 만난 아가씨가 금발이나 파란 눈 같은 마음에 드는 ‘형질’을 가지고 있다고 사랑 운운하는 청년이 정말로 사랑하는 중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경우는 성욕이라고 간주해도 틀리지 않겠지요. 누군가 영화배우에게 빠져 있을 때도 엄밀한 뜻에서의 사랑이라고는 하기 힘들지요. 이 경우에는 성욕에 호소하는 형질보다는 미모나 목소리 같은 ‘특성’이 주가 되긴 하지만요.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사랑이 아닙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반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다른 경우로 형질이나 특성 자체가 아니라 그 형질과 특성을 가진 ‘사람’이 주가 될 때, 형질과 특성 뒤에 위치한 고유하고 하나뿐인 인격을 대면할 때, 비로소 사랑이라 합니다. 사랑이랑 본질적으로 익명인 파트너와 욕구에 따른 관계를 갖는 것이 아닙니다. 익명의 파트너란 같은 형질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교체될 수 있습니다.  반해 있는 사람 또한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특정한 타입에 반한 것뿐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다른 이에게 옮겨갈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이 죽었을 때 쌍둥이 형제나 자매를 대신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면 그것이 정녕 사랑인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순전히 욕구를 충족시키는 관계의 파트너와 단지 사회적인 관계의 파트너 또한 다소 익명성을 띱니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의 관계는 사람 자체를 만나게 되고 그 사람은 ‘당신’이 됩니다.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사랑이란 누군가를 당신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하지만 사랑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사랑은 누군가를 긍정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만이 고유하고 유일한 본질을 알아내는 것, 즉 그 사람일 수밖에 없는 존재를 보는 것일 뿐 아니라 그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되어야 하는 것까지 함께 봅니다. 그 사람의 현재 있는 그대로의 모습뿐만 아니라 미래의 어떤 모습까지도요.  도스토예프스키가 아름답게  표현 했듯이 사랑한다는 것은 신께서 본래 의도 하셨던 모습으로 다른 이를 보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을 하면 눈이 먼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습니다. 반했을 때는 눈이 멀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되면 비로소 눈이 뜨일 뿐 아니라 멀리 보게 되고 꿰뚫어보게 됩니다. 사랑하는 존재에게서 더 가치로워질 가능성을 본다는 것은 아직은 현실이 아니고 실현되지 않은 미래에 실현되어야 할 가능성을 읽어낸다는 뜻이니까요.

-<빅터 프랭클의 심리의 발견> 중에서


정신과의사로서 한글로 번역된 빅터 프랭클의 저서들을 읽을 수 있게 해준 번역자들과 출판업계에 감사드린다.   

프랭클의 저서들이 모두 그러하듯이 <빅터 프랭클의 심리의 발견>에서도 이 시대의 대중적인 심리 이론이나 보편적인 가치관과 좀 다른 시각을 가지게 한다.

불안 우울 불면증이나 정신병 등에 대한 정보는 물론  심리 이론에 대한 폭 넓은 시각을 가지게 해줄뿐 아니라 생노병사 인생 전반의 문제들에 대해 진솔하고 깊은 사고를 할 수 있게 한다.

즉각적이며 말초적인 자극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인생의 여러 문제들에 관해 바르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책이라고 느껴져 많은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그러나 심리학이나 철학적 용어나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읽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면이 있을 수 있겠다는 느낌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고전13:7

 

다른 번역도 있습니다.

<로고테라피의 이론과 실제>

분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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