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아이들
양석일 지음, 김응교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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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르포문학? 이런 장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르포문학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왜냐구? 우리가 일부러라도 애써 외면하려 했던 분야(성,인신매매,아동매춘,장기밀매)에 대해 현기증과 구토가 나올듯한 수준의 리얼리티로 묘사한 소설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두 종류가 있다.
잔인하거나 무서운 것을 보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과 잔인하고 무섭지만 교육적 차원이나 진실의 차원에서 보려는 사람 두 종류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무섭거나 잔인한 것은 불가피하게 보게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부러 보려 들지 않는다. 안 보고 살아도 무방하다면 말이다.
사실 이 책은 안 보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그 만큼 강하고 노골적이다.

이들의 행위에 분노하지만 그 분노는 곧 아연실색으로 바뀐다.
어떻게 인간이… 이럴수가…
이런 참혹한 현실에는 거대한 범죄 조직이 있고 이런 범죄 조직은 인간 세상의 한계(경제적 불평등, 내전, 인간의 탐욕)에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가난, 생존을 위해 자식을 팔아야 하는 현실
종족 간 내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난민과 이런 혼란을 틈타 활동하는 범죄 조직들의 인신 매매 그리고 이어지는 아동매춘, 장기밀매 등등..

“문화 및 과학의 진보 이면에, 정치와 사회는 부패와 퇴폐의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문화이며, 무엇을 위한 과학인지, 그리고 정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근원적인 물음이 실종된 것입니다. 세계의 모든 문제와 모순은 결국 약자인 여성과 아이에게 집약적을 나타납니다.”
작가가 독자들이 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질문들이 아닐까?

“이것은 전쟁보다 악질입니다. 전쟁은 적대시하는 상대가 명확하지만, 아동매춘이나 아동매매춘은 형체가 없는 적이며, 그 전장은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전쟁은 권력을 쟁취하려는 일부 지도자들과 지도자들 대부분의 성별인 남성의 욕망에 한정되어 있지만, 아동성매매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전 세계에 보이지 않는 성적 탐욕주의자들이다.

잠시 언급하기는 했지만 아동성애자들 중에 어릴적 과거가 온전한 사람들이 있을까?
결국 어른들의 욕망으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들이 성장하여 갖가지 형태의 성적범죄자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까?
그렇다면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작가가 소설에서 풀어낸 것처럼 현실은 참혹하지만 바뀔 기미나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나는 히로유키가 게이코를 아끼는 마음으로 소설 마지막 부분에 했던 말에 실망하지 않는다.
히로유키의 대사가 나의 속마음이고 관점이다.
오히려 연고와 보수도 없이 개인적 희생정신과 신념만으로 타국에서 약자들을 돕는 게이코가 특별한 사람일 뿐이다!
게이코의 정신이 숭고할 뿐이다!
나는 이런 정신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비전으로 게이코의 숭고한 정신을 내 삶에 녹여낼 수 있을까?

그것은 나와 직접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 즉 가족에게 잘(?) 하는 것이다.
나의 삶을 돌아보고 나의 행위로 나와 직접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주지 않는 삶을 살기로 다짐하며 노력하는 것이다. 왜냐구? 굳이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소아성애자가 없으면 아동성매매춘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로 인해 받은 상처로 내 자녀와 주위 사람들의 성적 욕구에 장애가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까?
(이런 날이 올까?라는 의문은 하지 말자! 이런 태도야 말로 게이코의 숭고한 정신을 두 번 죽이는 일일 테다.)

그리고 내가 사는 지역의 약자를 찾아 그의 자리에 함께 있어 주는 것이 아닐까?. 이 소설에서 말하는 약자는 여성과 아이들이다. 작가의 표현대로 약자의 슬픔을 외면하며 산다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내 삶에만 충실하게 살면 된다. 우리 주위의 소외된 약자와 소수자 들을 돕는다는 것은 무척 피곤하고 멋쩍은 일이다.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무관심이 결국 국가적 폭력과 조직적 범죄를 암묵적으로 허용해 주는 꼴이 아닐까?

이런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책을 읽고 나면 참 힘들어진다. 마음 한편이 불편하다. 마치 책에 묘사되는 나쁜 사람들이 한 짓을 내가 저지른 것처럼…


책 표지 뒷부분에 일본 아마존 독자가 쓴 평대로
“실로 무거운 주제에 도전한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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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주의보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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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유명인사들을 통해 명성을 접한 윤대녕 이라는 작가의 작품을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되었다.
제비를 기르다의 평판이 좋아서 이번 소설에 기대가 있었고 동시에 출간된 천명관의 고령화 가족과 함께 구입했다.

잘 모르겠다!
독서라는 것도 읽는이의 머리와 가슴속에 가진 감수성, 상상력, 윤리성 등등에 한계를 가진 채 독서할 수 밖에 없다.
그 한계 안에서 느낄 수 밖에 없다.
결국 이해되어진다는 건 개개인의 삶의 경험치 안에서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걸 다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무조건 좋다고도 할 수도 없다.
받아들이지 못하면 감동도 이해도 없다.

그런데 첫번째 단편 부터 영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한 사람의 삶이 한 눈에 반한 남자와 1년에 1차례의 섹스와 생활비로 만족한다는 얘기가 아닌가?
그리고 둘은 각자의 삶을 살아갈 뿐이고...

소설은 이야기인데...  구체성과 현실성이 담보돼 있지 못하다면, 다른 무엇으로 채워져야 하는 것 아닌가?
작가는 삶의 건조함, 무의미성을 이야기로 담아내고 싶었던 걸까?
정말 미안하게도 걸리는 것은 작가의 이전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한 책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것만 보자. 이 작가의 책을 처음보는 사람도 있으니깐......
 
작가가 소설을 쓰면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 독자는 결국 그 메시지로 소설을 평가할테다.(이건 부인하지 말자!)
작가는 이번 단편집으로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 걸까?
단편집을 읽는 내내 봄날의 아지랑이 같은 나른함에 사로 잡혔던것 같다.
이 소설은 남녀사이에 남아 있는 감정, 먹고 살아야 할 현실앞에 거부할 수 없는 일상과 의무를 피하지 않고 그리고 있다.
 
각 단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해 봤다.
- 보리 : 첫만남, 불륜, 1년에 1차례 섹스, 불치병, 마지막 만남, 1년만에 재회, 죽음앞에서 초월
- 풀밭위의 점심 : 학창시절 추억, 삼각관계, 엇갈리는 관계로 인한 헤어짐, 재회, 추억을 되살림, 다시 일상으로..
- 대설주의보 : 지난 사랑, 오해, 가끔 생각날 때 만나는 관계, 재회를 꿈꾸는 남녀
- 꿈은 사라지고의 역사 : 삼촌, 첫사랑, 숙모가 되어버린 연인, 각자의 삶, 불륜, 정리, 숙모와 재회
- 오대산 하늘 구경 : 불륜, 하늘, 비구니, 종교에의 귀의
- 도비도에서 생긴 일 : 먹고 사는 문제의 착잡함, 섹스, 사랑, 멋쩍음?
- 여행, 여름 : 여행, 친구의 죽음, 추억
 
내가 적은 각 단편에 대한 요약 단어가 어떤가?
혹시 저 단어 사이에 감춰진 무엇이 있는가?
나이가 먹고 지금보다 좀 더 철이 들면 지금 나의 감상평이 무례함으로 느껴질까?
이 단편집이 가져다주는 메시지가 내게는 이런것이다.
추억, 결혼, 결혼 후 나른함, 한 눈 팔고 싶은 마음, 불륜......

그렇다. 3,40대의 권태를 담고 있다. 현실의 각박함, 불륜을 꿈꾸는 인간 본성...
그런데 순진하게 나는 각 소설속 불륜 행위자(?)의 아내 생각으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순진하기는! 소설속 불륜 행위자(?)들이 채워지지 못하는데 상대방(아내)의 입장은 무슨 놈의 상대방의 입장!
다른 사랑을 꿈꾸고,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에 새로운 사랑을, 자극을 꿈꾼다.

현 시대의 3,40대 남성들은 윤대녕의 이번 소설이 로망이 아닌 현실이 되길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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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미래 - 다음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교과서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의 미래
노무현 지음 / 동녘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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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시민에게 돌려주고자 고민했던 한 정치인의 미완성 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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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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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생각하고 행동한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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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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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기 위한 가닥잡기가 어렵다.
이 책은 흔히 책 좀 읽었다고 자부하는 지식인들이 흔히 자신의 명성에 걸맞는 독서 리뷰와는 다르게 다가온다.
역시 책의 무게와 감동은 내용이 가져다주는 울림이다.
이 책에는 필자가 고민하며 행동했던 시대에 자신의 사유의 세계를 넓히기 위해 영향을 받은 책들을 다시 한 번 읽으며 자신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 던져 주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는 책이다.

여기 나오는 책들은 고전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만한 책들이다.
그래서 어렵고 무겁다. 그래서 재미없고 깊다. 그러기에 고전이다. 그러기에 울림이 있다.
요즈음 나오는 책들이 눈 앞의 성공과 당장의 효과와 감동, 웃음을 던져주지 못하면 여지없이 사장되어버리므로 이 책이 많이 판매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책일수도 있겠다.
그나마(?) 유시민이라는 이름값이 있을뿐이다(이것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얘기는 아니다).
시대마다 읽혀져야 하는 책이 있지만 사실 여기 소개되는 책들은 이 시대에 읽히기는 다소 무겁거나 또는 현재진행형이거나 아니면 과거의 일이 되어 버린 책들도 있다.

그러나 판매수량 여부와 관계없이 이 책의 가치는 다른 곳에 있다. 
한 시대를 고민했던 지식인이며 운동가였던 저자가 청춘의 독서를 통해 청춘의 시기에서 했던 고민들을 이어서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들이 주는 울림들에 감사해 하며, 현 시대에도 유효하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그리고 희망을 찾고자 한다.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사실 유시민의 청춘이 부럽다.
지금도 어려운 고전들을 청춘에 읽었다는 사실과 그러한 고전을 권해주었던 가정적 환경,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서 읽고 사유한 것에만 머물지 않고 그것을 들고 행동했다는 사실 난 그것이 참 부럽다.
 
그래서 아직 완성하지 못한 어쩌면 그가 죽을때 까지도 완성하지 못할 그의 이상이 있겠지만,
적어도 그의 지지자들과 공인으로서 그에게 바라는 기대, 찬사(?)와 격려는 너무도 당연하다.

나는 지금의 유시민이 존재하는데 적어도 반은 바로 이 청춘의 독서에 있다고 믿는다. 

개인적인 바램으로 차후에 유시민이 행복한 오솔길이라고 표현했던 책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읽어볼 수 있었으면 한다. 하지만 이 리뷰를 쓰는 동안 뉴스기사에서 유시민이 국민참여당에 입당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그런 기대가 왠지 이루어지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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