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 근본주의 대장간 문고 3
배덕만 지음 / 대장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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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도 밝혔듯이 학술발표를 위해 작성한 논문을 기초로 쓰여진 책이다. 그래서 독서 중에 논문을 읽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1장에서는 미국 개신교 근본주의의 기원에 대한 해석, 형성 과정, 현재의 모습에 관해 언급한다. 미국 개신교 근본주의는 역사적, 신학적, 문화적 정황 아래에서 종합적으로 영향을 받았고, 결정적으로 기독교내 자유주의자들에 대한 적극적 저항으로 인해 발생되었다고 본다. 최근에 와서는 기독교우파라는 이름으로 적극적인 정치 행동에 나서 조지 부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1장의 마지막에 근본주의에 대한 모습들을 조지 마스덴이 이렇게 정의하는 것에 공감했다. “근본주의는 역설로 가득 차 있다. 난폭한 논쟁주의 vs. 효과적 전도, 애국주의 vs. 도덕-정치적 복지, 개인주의 vs. 강력한 공동체, 반지성 vs. 올바른 사고와 참된 교육 등등…… 심각한 모호성과 역설로 가득 차 있다.”

2장에서는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의 형성과정을 연대별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기독교 전래, 근본주의화 과정, 한국전쟁과 근본주의의 고착화로 나눈다. 저자는 이미 기독교 전래 단계에서부터 근본주의의 태동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무디에게 영향을 받은 장로, 감리교 선교사들이 한국에 적극적 선교를 하면서부터 근본주의의 씨앗이 심겨졌으며, 이 두 교단 모두 성경의 완전영감과 무오류를 주장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터진 한국전쟁이 반공주의에 기반하여 신학과 정치적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고, 한국 개신교 내에 근본주의적 경향을 심화시켰다고 했다.

3장은 신학적, 윤리적, 사회적 관점에서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의 특징에 대하여 서술한다. 신학적 관점에서는 성경, 종교다원주의, 창조를, 윤리적 관점에서는 주초, 여성, 성(性), 생명을, 사회적 관점에서는 정치, 경제부분을 통해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 특징을 설명한다.
신학적 관점에서는 성경해석의 협소한 해석을 통해 성경영감설과 무오설을 부정하는 자유주의자, 타종교, 진화론자들을 이해와 대화를 바탕으로 상생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 적대감을 가지고 상대한다는 점을 비판한다.
윤리적 관점에서는 초기 개신교 신자들에게 적용했던 의무로 현재의 신자들과 비신자들에게개신교 진입의 벽을 쌓는 주초에 대한 편협한 관점, 여성, 동성애, 낙태등에 대한 몰이해를 비판한다.
사회적 관점에서는 전통적으로 묵시적 종말론에 근거하여 정치에 무관심했으나 1970년대를 기점으로 정치에 힘을 행사하는 미국 근본주의자들처럼 한국의 근본주의자들도 한국전쟁 이후 반공을 국시로 내건 군부독재세력과 밀월관계를 형성하고 군부독재의 파행적 통치를 눈감아 주거나 간접적으로 옹호했다고 말한다. 또한 영적 각성과 삶의 윤리적 변화를 추구하던 전통적 부흥운동이 물질적 보상을 축복의 현실적 내용으로 전파하면서 신앙의 본질이 왜곡되기 시작하면서, 천민자본주의와 결탁한 기독교 신앙이 한국사회에 만연한 물신숭배사상에 동참하였다고 한다.

결론에서는 지금 현재 ‘개독교’라고 까지 불리게 된 원인은 기복주의, 성장주의, 물질주의, 독점주의 등 천민자본주의적 행태를 한국교회가 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사회를 향한 비판적 예언자의 자리로 돌아올 것을 부탁한다. 또한 근본주의의 주요 외적 모습 중에 하나인 ‘분열과 갈등의 촉매’라는 오명을 버리고, ‘통합과 상생의 매체’로 기능 하도록 그리스도와 십자가, 그리고 복음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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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본주의자들은 자신의 이득과 관련이 없는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우리는 기도할뿐이라며 침묵하면서, 대선이나 사학법 개정과 같은 자신의 이익에 위배되는 정치적 사안들에 대해서는 설교시간에 서슴없이 사역자 개인의 관점을 피력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한국 개신교는 19세기 후반 자유주의에 저항하고자 보수화 되었던 미국 개신교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았다. 이미 한국 개신교의 색깔이, 운명이 결정되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국 개신교는 반공주의, 민족주의, 선민의식의 결합으로 규정지어졌다.  


신앙도, 신학도 역사의 큰 흐름 앞에 순전한 신앙(?)을 유지할 수는 없는가 보다.  


일본 식민지치하의 신사참배, 광복 후 좌/우익 논쟁, 한국전쟁, 독재정권 등등이 한국 개신교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교회를 보수화하여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신앙을 개인화(?) 시켰다. 격변의 시대 가운데 자신과 가족, 교회공동체를 지켜야 하는 사명이 삶의 최우선순위 이었을 것이다.  


성경을 바라보는 유연함.
인간을 바라보는 유연함.
세상을 바라보는 유연함.
복음의 핵심을 잃지 않으면서, 인간과 세상에 대해 유연함을 가지는 것.
저자가 한국 개신교에게 바라는 것은 한마디로 유연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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