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 김열규 교수의 열정적 책 읽기
김열규 지음 / 비아북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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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기대했던 것은  장정일의 공부와 같은 서평이라든가, 아니면 독서론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읽고보니 이 책은 인생론에 가까운 것 같다.
 

 할머니의 이바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된 독서의 편력이 저자를 어떻게 만들어 왔는가에 대해 회고하는 글이다. 일제시대와 전쟁의 암울한 시기에도 계속 책을 구하고 읽고, 인격을 완성해나가고 원하는 것을 찾아내는 과정을 시대별 읽었던 책,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내고 있다. 즉 어떤 책이 특정 시기에 자신에게 끼친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중간에 독서론에 대한 얘기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한 인간이 인격을 완성해내기 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인생론 책인 것이다.

 

 책이 저자를 만들어 낸 것인지, 저자가 책을 흡수한 것인지 잘 모를 정도로 책과 저자는 하나이다. 그 서술 과정에서 책이 우리에게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 그 어려운 시기를 생각해보면 사실 책이 저자를 선택한 것이리라...

 

 죠셉 캠벨이란 신화학자를 아는지... 그는 암울한 대공황의 시기에 자신이 신화를 공부하고 싶다는 것을 알고 시골에 집을 하나 구하고, 도서관에서 끊임없이 책을 빌려 읽었다고 한다. 어려운 시기에 저자도 끊임없는 독서를 통해 한국학의 석학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죠셉 캠벨이라 칭할만 하진 않을지...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하고 있거나, 좋아하는 일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아니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도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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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뇌를 믿지 마라 - 일상을 뒤흔드는 건망증의 위험과 기억력의 비밀
캐서린 제이콥슨 라민 지음, 이영미 옮김 / 흐름출판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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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과학전문 기자가 어느 날 더 이상 자신의 기억력이 옛날만큼 돌아가지 못하는데 충격을 먹고, 그 해결책을 찾아 나서는 모험집이다.^^ 왠지 맥도날드 햄버거를 한달간 먹으로 생체실험을 했던  모건 스펄록 감독의 ‘슈퍼사이즈 미(super size me)'가 떠오른다.
 
 자신의 건망증이 왜 생겨났는지 알아보기 위해 최첨단의 의학 기술들을 거의 다 경험해 보고, 검사를 받아분 후, 그 결과와 배경 지식을 책에 담았다. 설문조사와 상담에서부터 최신 MRI와 PET 촬영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원인을 찾으려했고, 기억력 키우는 방법에서부터 식단조절, 운동, 두뇌개발게임, 약 복용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본 것 같다. 게다가 자신의 신분을 이용하여 거의 공짜로... - 정말 부러움-.-
 
 이 과정에서 알게된 건망증이 생기는 원인에 대한 기술이 흥미롭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이 다 원인인 것 같다. 특정한 질병 - 알츠하이머는 당연하지만, 고혈압, 당뇨, 비만 등도... - 에서부터 생선을 통해 섭취한 수은, 머리에 받았던 작은 충격, 심지어 어렸을 때 잘못된 가족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또 우리가 먹는 꽤 많은 약들도 우리 뇌의 인지 능력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원인에 대해 기술한 것은 꽤 흥미로웠지만, 그 치료법에 대해서는 실망스럽기 짝이없다. 온갖 종류의 약 처방과 과학적인 기계들, 원시적인 명상법을 다 받아보았지만, 그나마 즉각적인 효과를 준 것은 약 뿐인 것 같다. 결국 저자가 찾은 자신의 건망증 원인이 잠재적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 그 해결책으로 호르몬 처방이었던 것도 조금 실망스럽다. 
 
 저자가 극도로 약에대해 민감한 체질이라서 우리에게도 좋은 처방을 얻어내길 바랬는데...
 
 결국 원인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는 달리 저자가 내린 처방은 꽤나 추상적이고 고전적이다. 결국 뇌의 용량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자극을 뇌에 주라는 것이 저자의 처방이다.
 춤을 배우고, 음악을 배우고, 학교에 다시 가든가 낱말 퀴즈를 풀라. 하지만 지적 활동만을 하는 것 보다는 운동을 통해 육체적 자극도 주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그리고 인간 관계도 빼먹으면 안 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자극이 있어야 우리의 뇌는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왠지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기분이다. 결국 해결책은 연구중이란 말인가...ㅠ.ㅠ
 
 하지만, 이 책은 뇌에 대한 최신 과학을 정말 쉽게, 그리고 정말 와 닿게 설명해주고 있다. 최신 뇌과학 서적으로서라면 - 아쉽지만, 건망증 해결책을 위한 실용서는 될 수 없을 것 같다 -  꽤 좋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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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0 열하 1
임종욱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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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면서 연암과 정진사의 장면이 나오면 열하일기를 읽고 싶은 강렬한 욕망에 휩싸였다. 아마도 열하일기에 있었던 내용 - 만리장성에 글을 쓴다든지, 북경을 헤매는 것 따위의 - 을 새로운 배경에서 서술해서 썼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열하일기에서 살인사건이 있었는지, 종복이 왕부에 잡혀갔는지 - 아마도 아니겠지만... - 를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계속 솟아나왔다.  이것은 저자가 내용을 자연스럽게 연결했고, 그 시대와 잘 녹아든 서사를 했다는 뜻일거다.

 실제 역사에서 모티브를 따 와서인지, 역사에서 실제로 있었을 것 같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도록 잘 짜여져있다.  특히 건륭유보를 찾아 나서는 현재의 정문탁의 모험이 현장감 있고, 독자를 빠져들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개연성의 문제에서는 조금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열하의 주인공인 정진사의 역할이 뭔지, 왜 남녀 주인공이 맺어졌는지, 왜 사건이 그렇게 전개되어 조약을 맺을 수 있었는지, 동감이 잘 안된다. 또 현대의 다른 주인공들인 조형사의 얘기들은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 집중력을 흐리는 쓸데없는 서사가 아닌가 싶다. 두 주인공의 관계도 비현실적이고, 그들의 만남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다만 건륭시대의 새로운 면을 잘 묘사한 것 같다. 열하일기는 아마도 청의 전성시대의 화려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을 것 같다. 하지만 1780 열하는 그 전성시대의 내면을 바라봄으로써 모래성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성군으로 묘사되는 건륭제도 현명할지는 모르지만, 많이 허영적인 모습으로 묘사된 듯 하다.

 

 허구적인 인물이 역사를 헤메고 있는, 가상의 역사소설의 역할은 그 시대에 독자를 있게 하거나,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소설은 두 가지 면을 다 볼 수 있게 함으로써 그 역할을 다 이룬 것 같다. 그 깊이가 그리 깊지 않은 것이 조금 불만이긴 하지만, 소설에서 설명을 바라는 내 잘못된 욕심 때문인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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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으로 배우는 경제학
조 지무쇼 지음, 이정환 옮김, 손민중, 마루베니 경제연구소 감수 / 에이지21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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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내용은 너무 쉽다.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통해 여러 경제학 용어나 경제 현사을 소개했다는 것은 정말 놀랍긴 하다. 스타벅스 커피점으로 블루오션 같은 최신의 경제학 이론들을 설명하다니... 하지만 그 내용들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고 거의 용어를 설명하는 선에서 그친 것 같다.

 

 마치 일반 상식을 위한 상식 용어 사전 같은 정도의 느낌이 강하다.

 

 이렇게 느낀 것은 내가 대학에서 경제학 개론을 배웠고, 나름 여러 경제학 일반서 - 죽은 경제학자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라든가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 - 들을 읽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경제학 상식이 거의 없으면서 사회 생활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겐 큰 장점이 될지 모르겠다. 적어도 상식 수준의 경제학 이론들은 거의 다 다룬 것 같고, 예를 들어가면서 쉽게 설명했기 때문이다.

 

 정말 초보자의 기초를 위한 경제학 책. 경제학 공부를 시작할 때, 큰 부담없이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하지만 어느 정도 상식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굳이 읽을 필요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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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의 유머
김진배 지음 / 시아출판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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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내용의 양으로 본다면 유머집이라 할 수 있겠다. 어디선가 읽어보거나 들어본적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책 내용의 대부분이다.

 

 저자는 놀랍게도 이런 이야기들을 적절히 배열하고, 자신의 생각을 집어넣으므로서 단순한 유머집을 유머를 위한 교과서로 바꾸었다. 누구나 어디선가 본 내용들을 다르게 바라봄으로써 유머학 교과서라는 책을 집필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을 글을 읽었지만, 위인의 괴짜스러움에 히히덕 거리거나, 단순한 재미를 느끼는데 그쳤을 것인데 말이다.

 

 그 예를 들어보면

 

 먼데일 "대통령의 나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레이건 "나는 이번 선거에서 나이를 문제 삼지 않겠습니다."

 먼데일 "그게 무슨 뜻입니까?"

 레이건 "당신이 너무 젊고 경험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이런 얘기에서 저자는 상대의 창이 나의 방패라는 교훈을 얻는다.

 

 일상적으로 익숙한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쉽고, 또 어떻게 유머를 사용하면 되는지 잘 말해주기 때문에 유머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새로운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유머를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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