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라리 on the Pink
이명랑 지음 / 세계사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실은 나, 훗날 노인이 되어 ‘결국 지고 만 걸까?’, 회한에 찬 눈으로 밤이 너무 길어져버린 하루를 견디는 내 또래의 노인들을 만나게 된다면, “아니야, 절대 그렇지 않아!” 소리칠 수 있을 만큼 생생한 <청춘소설>을 꼭 한 권 갖고 싶었다.
 
<날라리 on the pink>의 작가 이명랑은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청춘소설, 그렇다 <날라리 on the pink>는 청춘소설이다. 소녀들의 십대, 소년들의 십대, 우리들의 십대를 그리고 있다. 그 속에는 우리가 겪었던 이야기, 우리의 딸이 겪었던 이야기, 그리고 그 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현재의 사회, 우리가 살아 가는 사회는 오랜 세월에 걸쳐 발전해 왔다. 그것은 마치 괴물처럼, 우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제멋대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실지로 그것은 우리 개개인이 뭉쳐 거대한 하나가 되어 현재의 사회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마치 그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유신 세대, 386 세대, 현재의 세대까지, 쭈욱 이어져 오면서, 현재의 십대들을 양산해 냈다. 우리는 이 책 속에서 말하는 것처럼, 혀를 끌끌 차며 그들을 “쓰레기”라고 할 수 없다. 결국 우리가 만든 것이다. 불안정한 십대들, 흔들리는 십대들이 사는 사회는 우리가 만들어 낸 세계다. 점점 발전해 가는 사회 이꼴 점점 더 심각하게 불안정한 십대들이다.
말하자면 나는 아직 현재의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십대가 지난 지 5년이지만, 그 정도면 아직 현재의 불안정한 세계를 벗어난 지 얼마 안됐으니, 현재의 세대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난 <날라리 on the pink>에서 나의 십대를 봤다. 그 속에는 현실과 사회와 아이들이 있었다. 현재의 모든 아이들. 그들은 불안정한 사회를 조금은 과격하지만 자신들의 방식으로 헤쳐 나가려 한다. 그 속에는 절망과 아픔과 상처가 있다. 하지만 할 수 있다. 내가 그러했듯이, 다른 모든 십대들이 그러했듯이.
하지만, 바라건대, 나의 아이들은 좀 덜 아프고 덜 상처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도록, 현재의 세대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